제목
우리 딸내미처럼 달이 훤칠하다고 한글로 손편지를 보내주셨네요 창문을 열어보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가 손을 흔들며 달 속에서 환하게 웃고 계시네요"딸아! 독하게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하다"이 말을 남기고 가셨는데​오늘밤은 사무치게 그립네요   
남쪽으로 고개만 돌려도 훈훈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받쳐 들고 서울 구경을 시켜주었던 쑤식이 아제가 있어서 좋았다 육이오 전쟁터에서 머리를 다친 송도 오빠가 미친년 널 뛰듯이 오락가락한 이야기를 해 주어서 행복했다. 밤중에 또 씨암탉이 없어졌다면서 호로잡여러새끼들을 동네방네 찾아 나선 봉두 할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다. 연애골 보리밭에서 장나발 선생과 여나미 언니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더라는 소문이 자자해서 귀가 즐거웠다. 죽은 사람이 뭘 안다냐? 산사람부터 묵어야지 하면서 시부모 제사상에 차려놓은 음식을 아낌없이…
벚꽃이 지고나면 사람이 그립지 않을 줄 알았다 살구꽃이 지고나면 사람이 보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   깻잎 향기처럼 감칠맛나게 다가와서 입안을 감돌게 하는 그런 사람 없을까아카시아 향기처럼 폐부를 파고들어 심장을 떨리게 하는 그런 사람 없을까   그리움은 인정이 넘쳐서내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준다는 것을기다림은 향기와 같아서 내 느낌까지도 향기롭게 해준다는 것을   왜 나는 여태 몰랐을까?오늘은 간절하게 ▲이광희 作
고향이 그리우면 두 눈을 꼭 감지요 보고 잪으면 참지 말고 후딱 오니라 이 ~눈가에 이슬 머금은 목소리가 들리네요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꽃밭에서>는 이봉조 작곡 정훈의 노래이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이렇게 좋은 날엔 이렇게 좋은 날엔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
바람에 몸을 실어 가는 곳 맡겼더니 발아래 창공이고 발 위도 창공이다노안(老眼)에 보이는 것은 안개꽃뿐이구나    <그네>는 김말봉 작사 금수현 작곡으로 1950년대 알려진 가곡이다.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끼다제비도 놀란양 나래쉬고 보더라.
세상이 보인다 제 몸보다 큰 넓이로 땅에 떨어져 온 몸이 바스라진다 죽어야 더 큰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늘 모조리 차고 넘치게 감싸 안고 싶지만 지상에서 가장 낮게 키를 낮추고 그저 흐를 뿐시작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에서 나서 물로 돌아가는 목숨누군가에게 힘이 될 때 너는 너인 것이다기어코 한 방울의 물이 되는 것이다비로소 비가 되는 것이다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서울에서 순천으로 이사를 오자마자마당에 교실 두 칸을 들여놓고개 코보다 작은 사무실을 들여놓고그 중간 윗부분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순천본부라는 간판도 걸었다   심훈은 상록수에서한국의 농촌계몽운동으로교육에 열정을 바쳤고알퐁스도데는 마지막수업에서칠판에 프랑스 만세라고 써놓고뒤돌아서서 눈물을 삼켰다는데   나는 누구를 위해서남도 끝 여기까지 와서어쭙잖은 교실을 만들었을까?체면불고 텃밭에서 사람의 말을알아듣는 ‘ㅊ’ 자로 시작하고 ‘ㅊ’자로 끝나는청양고추에게 손나팔을 귀에 대고 물어보았다   …
가을 햇살이  곱게 피어오르면당신의 이름에서도국화 향기가 났습니다.  오늘은 무슨 그리움으로 당신이 싸리나무 대문 앞에서 마냥 서성이며 기다리고 계실 것만 같아막무가내 마음만 고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당에는 먹음직스럽게 홍시가 익어가고 담 너머 대추나무에도 가을이 주렁주렁 익어가겠지요. 장독대 모퉁이에서도알알이 익은 석류가 가슴을 빠개 젖히고 당신 대신 붉으스름한 피로 자식 사랑을 보여주고 있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잎도 꽃도 열매도 모두 놓아버린 빈 몸이다 ​그 누구도 새 길을 가라고 등 떠미는 자도 행복의 수치를 높이라고 강요하는 자도 없다​다만 기나긴 헐벗음의 끝을 가슴에 품은 죄로 스스로 사방팔방 흰 눈 속에 갇혀서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있을 뿐이다 ​이 땅에 다시 새해가 밝아오고 금빛 웃음을 웃어줄 화사한 봄이오고 나의 빈 몸에도 벌 나비가 꽃을 피우면 천지빛깔 한글 향기로 가득 차겠지                  &…
갑진 년 이월  스무 이튼 날이다새벽잠을 깨운 눈꽃이 창문을 열고 천지개벽(天地開闢)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도를 넘지 않고 종심(從心)을 살아왔더니 자연과 하나가 된신선놀음으로 호사를 누리고 있다.  공자가 말한 논어 위정편이 생각나고 피카소 그림과는 견줄 수가 없는 조물주가 만들어준 걸작 앞에서 백년 넘은 집앞 소나무에 핀 눈꽃송이와 아파트 담벼락과 자동차 지붕에 핀 눈꽃들을 보면서도 경이로움을 …
삶이 울적해서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산이 두 팔을 벌려 반겨주며 귀띔을 해준다가슴 깊숙하게 품은 소원을 큰소리로 말하면 세계의 중심에 선 민들레 홀씨처럼 천지간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산(山)이 가르쳐 준대로 목청껏 외쳤더니 난데없는 메아리가 널리널리 퍼트려준다   한글아 사랑한다!                            &n…
- 오양순 울산 소리터에서 ​그곳에 가면 영원의 소리가 있다 덕지덕지 눈물이 배어있다  북 장구 꽹과리민요 판소리 아리랑아픈 것들이 소리를 낸다그 소리 껴안고 함께 우는 것은 천상의 어머니와 뜨겁게 한 몸이 되어서이다 윽신윽신 빚어 낸 절묘한 조화 속에어깨춤이 난다 서러움이 복받친다 등 굽은 할매는 그대로의 몸짓으로丙申은 육갑이 풀리는 대로숫기 좋은 아저씨는 저 생긴 대로가락에 헝클어져야 살맛이 나는 닳도록 다 헤진 영혼 무궁의 소리 …
설날이 돌아오면 동네방네가 들썩거렸다   까치는 떼를 지어 감나무위에서 깍깍거렸고 조무래기들은 꽁꽁 언 미나리꽝에서 날이 저물도록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탔다 우리 집 발동기도 통통통 소리를 내며 몇날 며칠 잠을 자지 못했다   잡잡머더 마을마다 덕시루에다가 쪄낸 김이 펄펄 나는 쌀밥을 이고 와서 떡가래를 뽑았기 때문이었다 정미소 집으로 갓 시집을 온 나도 설맞이 채비로 분주했다 시어머니를 도와 가마솥 뚜껑에 여러 가지 부침개를 부치고 두부와 조청을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폈다. …
모래시계는 1995년 1월 9일부터 1995년 2월 16일까지 방영되었던 한국방송사상 역대 시청률 3위를 기록한 SBS 24부작 드라마 배경음악이다. 가수 현미가 노래했다. 동남아시아 도심 한가운데서모국어로 노래하는 나비를 만났다 에스비에스 어느 드라마에서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다가 가슴을 뛰게 하다가 미어지게도 하다가 홀연히 사라진 그 훤칠한 보디가드? 생애 한번쯤 영혼으로 불멸의 사랑을 하고 싶었는데…… 올봄에는 메마른 꽃의 가슴에도핏발이 설 수 있을까?▲이광희 作/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작가
아무도 보지 않은 것처럼 춤출 수 있어서누가 듣지 않은 것처럼 노래할 수 있어서오늘이 끝날 인 것처럼 사랑할 수 있어서 영혼으로 사랑하다가 눈속에 파묻혀 죽어버릴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