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긍께참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 깨댕이를 벗은 아담과 이브처럼 원초적인 본능 그 자체였어. 순식간에 마음을 주고마음을 뺏겨버리고 마음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을 때 덕유산 상고대가 말했어.   내일은 울 일이 생길지라도 이 순간만은 행복하자고   시인은 늦가을 산을 오르다가 환상적인 상고대를 본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넋을 잃은 상태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만들어진 얼음 꽃의 신비로움을 감상하며, 태초의 아담과 이브, 즉 원초적인 본능을 생각한다. …
    오.매 단풍들것네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니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오.매 단풍들것네     ▲이광희 作   이 시는 김영랑이 1935년에 발표했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 경치를 보면서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로 누이와의 교감이 물씬 풍겨나게 쓴 작품이다.   시인은 장독대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있다. 가을이 왔다고 놀라워하는 누…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그는 몰랐다.​​▲장서호 作   신경림의 ‘갈대’는 인간의 비극적인 생명 인식을 보여준 작품이다. 삶의 근원적인 비애를 ‘갈대’의 울음으로 형상화했다. 자신의 삶이 흔들림이고 울음이라는 것을…
    쟁반가운데에 놓인 일찍 익은 감이 곱게도 보이는구나.유자가 아니라 해도 품어 가지고 갈 마음이 있지만감을 품어가도 반가워 해 줄 부모님이 안 계시니 서럽구나.​​▲ 이광희 作   조홍시가(早紅枾歌)'는, 1601년(선조 34) 박인로가 지은 연시조이다. 모두 4수. 박인로의 문집인 <노계집(蘆溪集)> 권3에 실려 있고, 『청구영언』·『해동가요』 등에도 전한다.   선조 34년 9월에 박인로는 평생 친구인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선생을 자주 찾았다. 반가운 손님을…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올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신경림 시> ▲이광희 作<갈대1>​​▲이광희 作<갈대2>이 시는 신경림의 대표 시이다. 인간 존재의 비극적인 생명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삶의 근원적인 비애를 '갈대'의 울음으로 형상화한 것이…
     벼가 익으니까 고개를 숙이고코스모스가 익으니까 고개를 숙이네요. 세월도 물 따라 수만리 흘러와서 와온 바다에 이르러 하구에서 지쳤는지 순천만 갈대밭 베고 질펀하게 누웠네요. 사그라지는 노을 앞에 납작 엎드린 삼라만상들지고 온 무게만큼 이마에 주름도 보이네요.   내 인생만 적막하게 저물어 가는 줄 알았어요.   <오양심 시, 순천만에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
    그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잎이 되기 전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사라진 그 자리에서 당신이 꽃으로 피어났을 때도 그것이 사랑인줄 나는 몰랐습니다. 그토록 어여쁘고 아름다운 당신이여!오직 곧은 마음으로 나를 기쁘게 해 주었지만 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당신이 셀 수없이 많은 사랑을 주고 간 그때부터였을까요?   그대라는 꽃이 내 마음 깊은 곳에 뿌리박혀 있네요. 내 가슴 한가운데서 환하게 웃고 있네요.     <이호주​/ '상사화' 필리핀 …
 잎으로 태어나 평생을 살아가면서 꽃으로 오신다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어긋나게 사는 세월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경험해 보지 않은 당신은 가늠할 수 없을 거예요.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이 꽃술이얼마나 길어져야 해후 할 수 있을까요?   죽어서도 당신을 보고 싶어요.어둠속에서 산전수전 틔우다보면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모감지 모감 모감 보여줄날 오겠지요?​<오양심/ 詩 상사화> …
          지상에서 가장 외로운 시간서산너머에서 황혼이 지고 있다 내려다보이는 갯벌에는 구멍이 참 많다​해질녘 갯벌에 누가 구멍을 냈을까?칠게 길게 농게 꽃게 밤게 집게바지락 꼬막, 주꾸미……,​구멍 속에서는 그 옛날 엄마 냄새가 난다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행주치마로 훔치셨던 짜디짠 눈물냄새가 난다. ​어머니! 구멍에서 태어난 것들이 모여서 만든 구멍들은 왜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넓이와 높이가 고만고만할까요?   &…
  꽃 한 송이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허공을 날아올랐던가 멀리 보면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것처럼 그 틈에서 바람과 구름이 노니는 것처럼그 틈새의 틈새 속에 산과 바다가 정다운 것처럼 나비 한 마리 꽃잎에 눕자마자 금세 한 몸이 된다 ​궁•상•각•치•우 노래가 된다. ​   <오양심 시. '뻔득재 불춤'중에서> ​​​▲이광희 作​ ▲이광희 作​​​▲이광희 作​​​▲이광희 作   
▲개구장이 동생과 함께   강아지야 하고 부르니 내 동생이 대답하고 달려온다.   강아지야 하고 부르니 동생 손에 들려 있는 강아지풀이 꼬리를 감추고 쳐다본다.   강아지야 하고 불러도 강아지는 보이지 않는데 가을햇살이 강아지처럼 따라다닌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찰리김 作/ 수동골 수동기도원 진돗개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이 울적할 때 자전거와 친구가 되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말해주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제대로 된 방향을 잡고 앞길을 천천히 열어가라고 했다.   대단하다고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자연에게서 장점을 배워 조금씩 행동으로 옮기다보면 내 안에서부터 꽃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해준  ​<여운일 시/ '자전거에서 배운다'> ​     ▲…
 코흘리개 적부터 순천만 이 길을 걸으면서 가을꽃을 보면 향기를 맡고 했는데 ​오늘은 머리에 서리가 않아 있는 채 ​향기를 맡는다. 그때랑 똑 같다 은은하다 ​가을꽃은 해마다 찾아와서 향기를 날리겠지만 ​나는 언제까지 이 좋은 계절을 맛볼 수 있을까​     ​이광희 作​​이광희 作​​이광희 作​ ​이광희 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