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칼럼] 영화, 스필버그와 윌리엄스가 한국어로 만든 한국이야기 개봉 박두

오양심 2022-06-28 (화) 07:18 1년전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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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칼럼니스트 

 


“내 영화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그것을 흘러내리게 하는 것은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다”는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언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스필버그 영화주제곡은 존 윌리엄스가 거의 작곡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서의 배경음악은 감정을 뛰어넘은 음악 그 자체로 기억된다. 


지금 지구촌에서는 한국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같은 한국영화 또한 인기절정이다. 식민지와 이민, 전쟁과 분단, 독재와 민주화, 고도성장과 계층 간 갈등으로, 파란만장의 근대와 현대사를 겪은 한국인의 응축된 상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영광의 성공담은,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세계 영화의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가 한국어로 한국이야기를 만든다면 반드시 흥행에 성공할 것이다. 은근과 끈기로 무장된 한국인의 정체성에 저절로 스며든 지구촌 식구들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유대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전쟁 없는 세계평화를 바라면서 끝내 눈물을 흘릴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는 궁합이 잘 맞았다. <E.T>,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 등으로 둘이 함께 작업한 영화만 30여 편이다. 우리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은 화룡점정은 존 윌리엄스의 배경음악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2년 개봉한 ‘이티’의 슬로건은 “언젠가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들에게,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될 모든 어린이에게”이다. 세계 전역에서 무려 15여 년 동안 흥행 1위를 차지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화룡정점은 존 윌리엄스의 배경음악이었다. 순수한 어린이와 이티가 자전거를 타고 만월(滿月)을 가로지르며 하늘을 나는 장면은,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명장면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1998년 개봉했다. 전쟁영화의 교과서이자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시작으로, 라이언이라는 병사를 구하기 위한 구출부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장병들이 쓰러지거나 산산 조각 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귀를 먹먹하게 하는 폭음, 내장이 튀어나온 채로 엄마를 부르짖는 병사, 잘려서 날아간 한쪽 팔을 찾아다니는 모습, 얼굴이 포탄에 뭉개져서 사망한 통신병, 수통에 피를 쏟는 의무관 등이다. 존 윌리엄스의 변화무쌍한 배경음악은 진지하고 엄숙하고 잔혹하게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쉰들러 리스트’는 1993년 개봉했다. 수천 명 폴란드 유대인의 목숨을 구한 나치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에 관한 이야기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의 어느 날,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의 크라코프에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가 찾아온다. 폴란드계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서다. 수용소에 들어온 유태인을 노동자로 쓰면 인건비 한 푼 안 들이고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약삭빠른 생각에 크라코프를 찾은 것이다. 쉰들러의 목적은 오직 돈을 버는 일 뿐이었다. 


쉰드러는 매일 아침, 독일군이 유태인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총소리와 비명소리를 들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지만 숨어있는 유태인들을 필사적으로 찾아내어 죽이는 야만적인 살육의 현장을 보고 경악한다. 쉰들러는 돈을 벌겠다는 본분을 잊어버리고, 유태인을 수용소로부터 구해내기로 결심한다. 독일군 장교에게 뇌물을 주고, 군수품 공장에 필요한 천백 명, 노동자들의 명단을 제시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잔인한 것은 음악이다. 독일군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유태인들을 학살할 때, 밖에서는 살육이 벌어지고, 안에서 연주된 무미건조한 피아노 선율은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는 영화계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명성을 누리면서도 인류의 인간다움을 존중하는 더 인간다운영화를 만들기를 원한다. 우리 모두는 찰떡궁합으로 만난 두 거장이 한국어로 만든 한국이야기 개봉박두를 기다리고 있다.

 

더 휴머니즘을 대변할 수 있는 한국어로 만든 한국영화는 만년 숨어있는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서 현대의 과학문명을, 남북통일, 세계 평화통일을 풀어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 속에는 어릴 때부터 누려온 풍부한 상상력, 우여곡절로 당면한 이야기, 현실을 뛰어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보편타당한 아이디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