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호칼럼]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려면

장서호 2021-04-29 (목) 08:42 2년전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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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호/ 한국전통궁중의학연구원 원장

 

동의보감 황제내경에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는 고사성어가 있다. 정기가 우리 몸속에 있으면 사기가 감히 쳐들어 올 수 없다는 말이다. 정기(正氣)는 좋은 기운이다. 우리 몸을 지켜주는 저항력, 면역력을 의미하는 온기이다. 반면에 사기(邪氣)는 나쁜 기운이다. 우리 몸에 쳐들어오는 각종 질병으로 체온이 떨어져서 면역력이 줄어든, 자가면역질환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1도 높여야 한다.

 

우리 몸을 사기가 지배하는 나쁜 상태로 만드는 주요 원인은 무리한 생활습관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정신적 무리, 적절한 휴식 없이 일하는 육체적 무리, 몸에 좋다는 것을 가리지 않고 먹는 식습관 무리가 자가면역질환의 동기유발을 불러일으킨다. 정신적, 육체적, 식습관 무리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사기가 몸속에 누적되고, 그 결과 외부의 병적자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저항력, 면역력이 쇠퇴하고 마는 것이다. 이때 내, 외부적 요인이 침입하면 결국 병이 들게 된다. 찬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외부자극에 의하여, 감기에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B세포가 생산한 항체가 연골조직과 뼈에 있는 단백질을 위험한 물질로 잘못 인지하여 파괴하는 질환이다. 자가 면역성 빈혈은 악성 빈혈이다. 소화기 점막 세포의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내인성 인자에 대한 자가 항체가 만들어져서, 적혈구가 파괴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1형 당뇨병(인슐린 의존성), 췌장의 인슐린 분비세포가 T세포에 의해 파괴되어 나타난다. 췌장에서 랑게르한스 섬 조직에 모여 있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β 세포가 공격의 대상이 되는 질환이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은,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에서, 면역세포의 사이토카인 과다 방출로 생기는 병이다. 발열, 피로, 식욕부진, 근육통, 관절통, 구역, 구토, 설사, 발진, 빠른 호흡, 빠른 심장박동, 저혈압, 발작, 두통, 혼란, 환각 등의 질환이다. 전신홍반루푸스는, 피부 및 관절과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혈관염은, 혈관벽에 염증이 생기고 이에 따른 조직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의 급성 세균성 감염으로부터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까지 다양한 형태의 염증 질환의 총칭이다. 급성 갑상선염, 아급성 갑상선염,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무통성 갑상선염 등의 질환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 특이질환, 만성신경면역계질환이다. 젊은 사람일수록 위험률이 높아, 초기부터 뇌 염증의 정도가 심해 가벼운 마비에서부터 전신마비 또는 실명에 이르게도 한다. 자가면역간염은 뚜렷한 이유 없이 지속적인 간세포 손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중년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활동성 간염이기 때문에 조절이 불충분하면 재발해서 간경변이 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스스로에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예방 방법이 따로 없다. 서구화된 생활방식과 나빠진 환경, 운동부족, 스트레스로, 신체내부에서 일어나는 우울감, 만성피로, 미열, 체중변화, 탈모, 눈 마름, 입 마름, 구강 궤양, 성기 궤양, 관절통,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이 있는 경우에는, 자가 면역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생활환경, 운동요법, 식습관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모든 곡물을 107가지로 분류하며, 오곡(五穀)은 쌀, 보리, , , 기장이라고 적혀있다. 백미(白米)갱미(粳米)’로 소개하며 갱미는 성질이 화평하며 맛이 달다. 위장을 편안하게 하며 살이 오르게 한다.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한다.“고 백미는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고, 자주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도 소개되어 있다. 반면에 현미는 동의보감에 따로 소개되어 있고 있지만, 현대에서는 그 영양학적 가치가 계속해서 인정되고 있다. 백미에 비해 소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비만환자나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피해야 하는 당뇨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장기복용하면 위염, 위궤양, 천공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무리 영양분이 많아도 소화가 어려운 현미의 지속적인 섭취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동의보감에는 건강하려면 배꼽에 뜸을 뜨라는 말이 있다. ‘복부쑥뜸치료법을 말한다. 복부에 있는 중완, 신궐, 관원 3곳의 혈자리에 뜸을 뜨는 방법이다. 쑥뜸은 장시간 적당한 온열자극을 준다. 몸의 체온을 높여주고, 소화기능을 촉진시키고, 소화기 계통의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자율신경 기능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도 풀어준다. 또한 모세혈관을 자극하여 뭉쳐진 적혈구를 풀어주고, 모세혈관에 영양을 공급하여,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이로 인하여 소변, 대변, 땀 등을 통한 독소배출을 원활하게 해준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거꾸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현대의학으로도 치료하기 어려운 희귀질환, 난치질환, 특이질환으로, 많은 환자가 고통 받고 있다.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결과는 면역시스템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자가면역질환자가 복부쑥뜸 치료를 적극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1도 높여야 한다. 정신적 무리, 육체적 무리, 식습관의 무리를 삼가야 한다. 우리 몸을 정기가 지배하는 상태로 유지해야, 건강을 지키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