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호칼럼] 백반증은 치료할 수 있는가?

장서호 2021-04-29 (목) 04:46 2년전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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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호/ 한국전통궁중의학연구원 원장

 

백반증은 피부의 한 부분에 멜라닌 색소가 소실되어 흰색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가려움 등의 증상은 거의 없다. 다만 미용 상의 결함이 나타난다.

 

백반증 증상은 피부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양상은 개인차가 있다. 손발, 무릎, 팔꿈치 등의 뼈가 튀어나와 있는 부위와 눈 주위, 입 주위 등 구멍 주위에 잘 생길 수 있다. 전염성은 전혀 없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다. 백반증은 인종, 지역의 차이와 상관없이 발생하며, 10~30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젊은 성인에게 흔하지만 때로는 가족력을 보이기도 한다. 성별이나 생활습관이 주요 위험요인도 아니다. 하지만 피부색이 변한 것 때문에 일부 환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기도 한다.

 

백반증의 주요원인은 자가 면역 결핍에서 생긴다. 자신의 멜라닌 세포를 신체의 면역계가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해서 생기는 병이다. 자가 면역은 면역반응이 약하거나 없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탈모증, 당뇨병, 대장염, 갑상샘 기능 저하증, 악성빈혈, 부신기능부전 등도 자가 면역 결핍에 의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병의 원인이 된 주위에 세포 독성 T세포를 비롯한 T-림프구가 모여 있는 백반증은, 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이란 물질을 분비하여 세포면역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 및 일부 무기질의 부족 혹은 신체 내부의 다른 이상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백반증의 증상은,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피부에 반점이 나타난다. 얼굴과 손에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모낭의 색소 소실로 피부 병변이 있는 부위에 흰 털이 날 수도 있다. 전신에 흰 병변이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백반증 증상의 대표적인 환자는 미국 가수인 마이클잭슨이었다. 1993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백반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고, 사망 후 부검결과 백반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 공식화되었다. 초기에는 하얀 부분을 검게 화장을 하다가, 흰 부분이 너무 커져 하얗게 화장을 하게 되었으며, 백반증 때문에, 백인이 되고 싶어했다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마이클잭슨의 첫 번째 아들 프린스 잭슨도, 백반증을 유전 받았으며, 겨드랑이 부분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또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야구선수인 세미소사도 백반증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새미소사는 9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하지만 라이벌이었던 맥과이어와 더불어 스테로이드 스캔들로 인해 명예를 잃어버린 선수이다. 새미소사는 본래 흑인이지만 마이클 잭슨처럼 백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정도로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2019년 사진을 보면 백인보다 더 얼굴이 희어서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동의보감에는 의종금강’ ‘외과대성이라는 서적에 백반증이 백박풍, 백전 등 다양한 병명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기옹체(氣機壅滯), 간신음허(肝腎陰虛), 기혈어체(氣血瘀滯) 등 다양한 원인으로 구분하여 치료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백반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백반증은 환자의 피부체질과 면역상태를 개선해 나감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한약 처방과 함께 침구치료, 약침치료, 광선치료 등을 병행하여 피부의 이상 부위를 치료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목욕요법을 병행하여 신체 전반의 면역력과 말초혈액순환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반증 치료는 환자마다 발생 부위와 정도의 차이가 다르다. 그러므로 치료과정에서의 증세가 호전되는 속도 또한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백반증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초기에 섣부른 판단과 치료의 포기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절대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