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른다/ 이훈우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오양심 2023-01-31 (화) 08:38 1년전 1279  

 

부르고 싶은

노래가 참으로 많다

 

퇴근 무렵

쏟아지는 소낙비를 보면서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불렀던

우산을 나직하게 불러본다

 

중학교 국어책에 실려 있는

황순원이 쓴 소나기를 생각하면서

이성에 눈을 뜨고 가슴 설레었던

첫사랑을 소리 없이 불러본다

 

내 고향 신산을 그리워하면서

타국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가고 오고 할 것도 없다고

잊은 지 오래되었다고

 

꺽꺽대면서 껄껄대면서

‘어머니'를 애타게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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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