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오양심 [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풍경] 메기의 추억[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오양심 2023-01-13 (금) 10:43 1년전 758  

갯벌위에

찍어놓은 발자국을

보고서야 물새 두 마리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것이

삶의 흔적인줄도 모르고

그것이

사랑의 상처인줄도 모르고


그 섬에

밀물이 밀려서 왔다

퍼렇게

시퍼렇게 밀려서 왔다


사람도

외로우면 물새가 된다

물새처럼 사랑했던

그 사람이 보고 싶다

-오양심시집 서편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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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영상작가 

메기의 추억(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케나다의 조지 W 존슨(George W. Johnson)이 작사(Author)하고, 영국의 제임스 오스틴 버터필드(James Austin Butterfield)가 작곡(Composer)하여 1866년 크게 히트했다.


메기의 추억은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작사자 조지 W 존슨(1839-1917)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


조지 W 존슨 캐나다 출신이다. 스무 살의 잘 생긴 총각 선생이, 뉴욕 주 끝자락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읍내에 위치해 있는 글렌포드 고등학교에 영어선생으로 부임했다. 첫날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반에 첫 수업을 하러갔는데, 마가렛클라크(1841~1865)학생에게 첫눈에 반했다. 여학생도 영어선생을 좋아했다.


총각선생과 여학생은 사랑에 빠져서 물레방아가 도는 동네 개울가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나이아가라 폭포수가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가는 경사진 언덕의, 양지바른 금잔디에 나란히 앉아 청옥보다 더 푸른 호수를 바라보며, 꿈보다 달콤한 사랑을 속삭였다. 시냇가에 줄지어 있는 단풍나무 길을 따라, 목가적인 자연을 즐기며 산책도 했다. 서로 음악을 좋아해서 마을 합창단에서 봉사활동도 했다.


조지와 매기는 1865년에 결혼하여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로 이사를 했다. 조지는 그곳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신혼의 단꿈도 꾸었다. 그러나 신은 가혹했다. 마가렛은 사내아이를 낳았고, 이내 폐결핵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당시 폐결핵은 전염력이 강했기 때문에, 부모도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조지는 의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병마에 시달리는 아내를 품에 안고 오열했다.


여보 사랑해, 행복 했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


25세 젊디 젊은 남편은 아내를 꼭 껴안고 눈물로 말했고, 23세 꽃다운 아내는 마지막 숨을 힘겹게 내 쉬며,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을 뒤로하고 숨을 거두었다.


존슨은 사랑했던 아내를 고향언덕에 묻어주려고, 화물열차에 관을 실었다. 어린아이를 안고 기차에 올라 고향 헤밀턴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품에 안고 있던 아기가 엄마를 찾으며 울었고, 승객들의 반응은 싸늘하여 이구동성 아이를 달래라고 말했다.


그때 존슨은 아이를 번쩍 안고 일어서서

이 아이가 울면서 찾고 있는 엄마는 지금 화물칸 관 속에 누워있습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줄도 모르고, 제 어미를 찾고 있으니 여러분! 조금만 참아 주세요. 저는 제 아내를 고향 언덕에 묻어주려고, 아내를 실은 관과 함께 고향으로 향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고 말했다.


그 후, 존슨은 공부를 계속해서 죤스 홉킨스 명문대학교에서 철학박사가 되었다. 시인이었던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회상하면서 시를 썼는데, 친구 제임스 버터훨드가 곡을 붙였다.


메기(Maggie)는 아내 마가렛(Margarret)의 애칭이다. ‘메기의 추억1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https://youtu.be/v47Mqs4SsvE

 

제비꽃 향기 숲 속에서 풍겨오고, 메기

The violets were scenting the woods, Maggie

그 향기 산들바람에 실려 부드럽게 다가왔어요

Displaying the charms to the breeze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처음 고백했을 때, 메기

When I first said I loved only you, Maggie

당신도 나만을 사랑한다고 말했지요

And you said you loved only me

숲 속의 빈터에서 밤꽃이 푸르게 피어나고 메기

The chestnut bloomed green through the glades, Maggie

-생략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교육자이고, 계몽운동가였던 윤치호가 '옛날의 금잔디'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편곡했다.


https://youtu.be/RvK4Hk1UQWM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메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메기야 내 희미한 옛 생각/ 동산 수풀은 없어지고 장미화만 피어 만발 하였다/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메기 내 사랑하는 메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