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한글세계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오양심 2023-01-04 (수) 09:00 1년전 699  

 

아가!

일어나거라

해가 중천에 떴다

 

사십년 전

하늘로 올라가신

어머니가 꿈결에 찾아오셔서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산도 희고 강도 희고

꿈꾸는 내 영혼도 하얗게 흰

섣달 그믐날 막차를 타고 새벽녘에

대문을 들어선 것이 화근이었다

 

아니다 한글보급을 한답시고

소문만 무성하게 앞세워놓고 누구랑

어떻게 이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인지

눈물로 베갯머리를 적시다가 잠을 설친 때문이었다.

 

새날 새아침

마당에 나와 보니

상서로운 어머니 질책이

머리위에서 온통 한글로 눈부시다

 

딸아!

걱정하지 마라

발길 닿는 대로

모두가 네 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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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