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땅에 쓴 글씨/ 정홍순 시. 이광희 그림

관리자 2020-08-31 (월) 08:23 3년전 1044  

 

 

고추 심는 저이가 너보다 공부했으면

얼마나 더 했겠냐

무식이 난리 통에도 살게 했다

 

너는 보거라

흙 갈라 이랑 세우는 이치를 보거라

장 절 뒤적이다 예배 다 놓쳐도

농약병 던지고 살아난 사람이다

 

삶의 끌텅에 무슨 관 쓰겠다고

목숨에 손대지 못한 게 아니다

 

그것도 지긋한 막판에서 말이다

산다는 것 말이다

죄라는 것 말이다

발로 쓱 문지르면 끝날 줄 아느냐

 

너는 다시 보거라

하얀 고추밭

저이가 절절하게 쓴 글씨나 읽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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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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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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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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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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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