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위정자는 아는가! 태극잔사의 힘을

관리자 2019-06-17 (월) 11:33 4년전 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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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시인, 한세연 순천본부장>

 

참으로 대단했다.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의 저력은 꿈만 같았다. 아쉬운 준우승을 했지만 우승보다도 더 값진 쾌거였다. 한마음 한 뜻으로 뭉친 그 힘의 저력은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밤잠을 지새가며 열렬히 응원한 국민들의 기세가 합해져서인지, 폴란드의 하늘과 땅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렇다. 지도상으로 보아도 아주 조그마한 나라, 코리아! 그것도 남북으로 갈라진 한쪽나라의 U20 축구대표팀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대단한 울림이었다. 대단한 뭉침이었다. 대단한 응원이었다. 정정용 감독과 소년태극전사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오직 하나 된 마음뿐이었다. 뭉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뛰고 또 뛰었다. 결승전까지 치루면서 폴란드의 하늘은 태극기가 펄럭였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었다. 한국최고의 국위선양이었다.

 

그들은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등에 지고서도 오늘의 영광을 얻어냈다. 코리아의 힘이 지구촌을 들썩이고 그 함성이 울려 퍼지는 날은 그 누구도 밤잠을 설치지 않는 국민은 없었다. ! ! 코리아! 날쌘 코리아! 힘쌘 코리아! 신화를 낳는 코리아로 변하고 있었다. 아니다. 무한한 힘을 과시하는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위정자들은 그들의 투혼마저도 잊어버린 것 같다. 자신의 영달을 위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 그리고 자신들의 세몰이에만 눈이 먼 위정자로 전락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위정자들은 아는가? 태극전사들의 힘을...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첫째는 국민들로부터 낙인찍히고, 세계정치사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위정자들에게 한마음과 뭉치는 힘을 심어줬다. 둘째는 극한 대립으로 갈등을 빚고 현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양진영에게 일침을 놓았다. 개념이나 이념, 논리 등의 틀을 깨야 한다는 그 뭔가를 시사했다. 특히 양진영의 구태의연한 시끌벅적한 소리가 응원소리로 바뀌었다. 비생산적인 시간 열차를 타고 달려야만 했던 그들의 야심찬 언행들이 멈췄다. 오로지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만을 남겼다.

 

아쉽게도 우승 트로피를 놓친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었지만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에 이어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는 새 역사를 썼다.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대표팀은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죽음의 조라는 어렵고 힘든 조에 속해 있었다. 지난 525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게 패한 우리대표팀은 남아공과의 2차전에서 김현우의 선제골과 수문장 이광연의 선방 쇼에 힘입어 첫 승을 달성했다.

 

또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U20 월드컵 최다 우승국(6)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 승리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숙적 일본을 만났다. 하지만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이 헤딩슛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세네갈을 만난 8강에서의 접전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마지막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전반 36분 세네갈의 디아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연장에서 1골씩을 주고받은 뒤 승부차기에 돌입한 대한민국은 32로 세네갈을 꺾고 36년 만에 4강의 주역이 됐다.

 

4강전에서는 에콰도르와 전반 38분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최준이 논스톱 오른발 슛을 성공시켜 10으로 앞서갔다. 후반에는 에콰도르의 거센 공격으로 위험한 순간이 많았지만 이광연 골키퍼의 선방으로 우리의 골문을 지켰다.

 

결승전에서도 우리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 선제골을 넣으며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다. 전반 2분 김세윤이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나선 이강인의 침착한 왼발 슛은 그대로 상대의 골망을 출렁였다.

 

하지만 전반 33분 우크라이나 공격수 수프리아하에게 골을 내줘 11로 전반전을 마쳤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엄원상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7분 수프리아하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 43분에는 치타이슈빌리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패했다.

 

실지로 FIFA 주관대회 결승전이 펼쳐졌던 15일 밤은 초저녁부터 뜨거운 열기가 식지를 않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우리대표팀의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투혼의 힘을 가세해 주기 위해서였다.

 

16일 새벽 1, 마침내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사기충천한 선수들은 물론 국민들의 열기는 폴란드 하늘을 뒤 흔들었다. 시작하자마자 2분 만에 득점을 했다. 10으로 앞서가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었다. 짜릿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결과는 31로 졌다. 그러나 우리선수들의 투혼과 국민들의 열기는 참으로 대단했다.

 

아무튼 우리대표팀은 잘 싸웠고 좋은 메시지를 남겼다. 예상치 않았던 결승진출로 무엇이든 한마음 한 뜻으로 뭉친다면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경기를 통해 얻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정용 감독의 원 팀지도력과 '골든 볼'을 수상한 이강인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우리대표팀의 정신력과 투지는 세계 속의 한국 얼이었다. 그리고 위정자들에게 전하는 하나 된 마음뭉치는 힘의 세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