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칼럼] 학교가 지니는 사회·문화적 가치

오양심 2018-11-14 (수) 17:38 5년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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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오코리아뉴스 논설위원>


 

근대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시민사회, 근대국가라는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났다. 새로운 공동체는 근대 이전의 사회가 요구했던 ‘공동체의 유지’보다는 개인으로서 가치를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새로운 공동체에서도 ‘공동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회와 공통성은 있다 하지만 그 이전과는 다른 방법의 인간형성이 요청됐다는 점은, 학교가 지니는 사회와 문화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루소는 교육에서 개인의 가치를 발견한 선구자이다. 그는 ‘최초의 교과서’라고 불리는『에밀』에서 자기 자신을 투영시킨 가정교사를 통해 가공의 소년 에밀이 성인에 이루기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루소는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에 아이를 아이로만 보는 당시 사회에서 근대 이전의 사상을 거부하고 아동 개개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반성적인 교육학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는 ‘교육의 코페르니쿠스’였다.

 

교육의 사회적 측면은 교육을 사회의 존속을 위해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에 미치는 작용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켐에 의하면 교육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인간을 다른 동물로부터 구분하는 것’이며 ‘다양한 행위를 다수의 인간과 협력’해 이루며 ‘지식, 기능, 가치, 생활방법 등 문화를 한 세대에 한정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교육이란 사회생활에서 아직 성숙하지 않은 세대를 대상으로 성인세대에 의해 행사되는 작용이다. 교육의 목적은 아동에 대해 전체로서의 정치사회, 또는 아동이 특히 예정돼 있는 특수한 환경이 요구하는 육체적·지적, 도덕적 상태를 아이의 내면에서 발현시켜 발달시키는 것이다.” 뒤르켐에게 있어 ‘개인은 사회를 필요로 하고 사회도 개인을 필요’로 하며, 교육은 ‘사회 존재의 본질적 존립요건을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식하는 수단’으로서 중요함을 가진다. 스스로 유전을 하지 못하는 문화가 교육에 의해 인류역사에서 전달해 축적돼 왔다.

 

문화의 전달은 사회에서 또는 사회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즉 집단의 사상, 습관, 가치체계를 젊은 세대에 전달하는 방법적 사회화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인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 사회화로서 교육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서의 작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며 받아들이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고 형성되는 개인도 각각 다르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은 스스로 배움을 추구하고 자기를 형성하는 존재이다. 이 과정을 문화화라고 부르며 인간이 사회적이고 문화적 존재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개성이다. 그러므로 학교 이외의 다양한 공간에서의 사회화와 문화화의 과정에 의해 인간의 개성은 형성될 수 있다. 현대와 같이 디지털 미디어가 국민의 일상생활, 선거 등 정치활동, 사회활동 등에서 권력화 되어가는 사회이다. 

 

학교가 지니는 사회·문화적 가치 교육이라고 하로 보는 경우가 있다. 학교라는 사회제도가 교육의 성립에 있어 불가결의 조건이 아니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일수록 전통적으로 학교교육에 기대했던 가치와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공교육의 이념은 중요시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