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덕유산에서/ 오양심 시. 장서호 사진

관리자 2020-01-10 (금) 12:18 4년전 1225  

 

상고대야!

네가 내안으로

걸어 들어온 때는

작년 십이월이다.

너를 본 순간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새해를 맞자마자

다시 너를 찾아온 것은

언제

가버릴지 모를

네가 무척이나

보고 싶어서였다.

 

붙잡을 사이도 없이

가버린다고 해도

이제는 찾지 않으련다.

네가 내 곁에 있으면

꼬리가 아홉개 달린

짐승이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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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서호

 

이 시는 1연에서 십이월에 상고대를 보러 갔다고 적고 있다. 상고대를 본 순간 자연의 신비에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말이 나오지 않고 짐승소리가 나왔다고 고백한다. 2연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잊을 수가 없어서 연초에도 상고대를 보러 갔다고 고백한다.

 

3연에서는 상고대를 남녀 간의 사랑에 비유하고 있다. 인연과 헤어짐을 말하고 있다. 또한 가슴으로만 사랑하겠다는 순수한 사랑을 말하고 있다. 결국은 자연의 신비를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다.

 

<문학에스프리 발행인. 시인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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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서호

 

상고대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수상(樹霜), 수빙(樹氷) 또는 무빙(霧氷)이라고도 부른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하거나 0이하로 과냉각 된 안개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수목이나 지물(地物)의 탁월풍이 부는 측면에 부착·동결하여 순간적으로 생긴 얼음이다.

 

상고대는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에 잘 만들어진다. 늦가을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안정하게 되면 안개가 발생한다. 높은 산 지역에서 만들어진 안개가 나무 잎이나 가지에 달라붙어 얼면서 나무서리를 발생시킨다. 서리와의 차이는 많은 양이 지표면보다 높은 나무에서 발생한다.

 

수상(樹霜)은 나무 서리이다. 높은 산과 추운 지역에 많이 나타나는 상고대로 결정은 눈 모양과 비슷한 침상·판상·수지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개가 있을 때는 안개입자가 함께 부착되어 성장하기도 한다. 바람이 약한 맑은 밤에서 이른 새벽 사이에 나무나 물체의 바람을 받는 쪽에 생긴다. 상고대중 나무서리는 해가 뜨면 바로 녹아 없어지기에 부지런한 산악인이 아니면 볼 수 없다. 온 산의 나무에 하얗게 내린 서리상고대의 모습은 아름답기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수빙(樹氷)은 서리가 아닌 얼음이 나무에 붙어 발생한 상고대이다. 나뭇가지에 얼음으로 얼어붙어 만들어진 상고대는 백색 투명으로 부서지기 쉬운 얼음이다. 수빙상고대는 주로 한겨울의 갑자기 추워지는 날에 생긴다. 비나 눈이 온 다음날 푸근했던 날씨가 밤새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하면 공기 중의 수분이 얼면서 나무에 달라붙어 상고대가 생긴다. 바람에 눈가루가 날려 상고대에 붙으면 점점 두꺼운 상고대로 발달한다. 얼음의 끝은 새우꼬리와 같다.

 

상고대가 내리는 시기는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이다. 안개나 비가 내린 후 겨울철 그리고 이른 봄이다. 통상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낮에는 따뜻했다 밤에 기온이 급강하하는 지역에서 아름다운 상고대를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고대가 유명한 산으로 덕유산과 소백산이 있다. 덕유산은 겨울이면 습한 대기가 큰 산을 넘으면서 눈을 뿌린다. 바람에 날린 습한 대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하얀 산호 같은 상고대가 만들어진다. 소백산은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어 소백산이라고 불린다. 북동에서 남서 방면으로 뻗어 내린 능선의 영향으로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지형적인 영향으로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까지 불어올라치면 설화가 활짝 피어 환상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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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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