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복숭아
못난이 참외
잎새 뒤에 숨어있는 아기 수박
보석처럼 반짝이는 끝없는 모래밭
나른하게 혀를 내밀고 있는 재첩 옆에서
한일자로 누워있는 모래무지들
뜨겁게 달구어진 강가에서
미역을 감고 놀았던
천둥벌거숭이 내 친구들 같다
컹컹!
누렁이 짖는 소리에
하동백사장 적막이 깨진다.
훈아~
막걸리 한주전자
사서 논으로 가져 온나
빈 지게를 지고
일터로 나가시는 아버지
그 목청이 귓가에서 맴돌고 있다
<이훈우/ 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