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꾸는 꿈/ 이훈우

오양심 2023-07-19 (수) 08:50 9개월전 393  

낯선 이국에서 

꽃을 만났다 밤꽃을 만났다

밤나무 숲이 무성하게

향기를 풀어 놓는다

냄새가 지독하다

막무가내 코를 찌른다

 

나도 살기 위해서

기를 쓰며 발버둥 쳤다

오래 좌절하고 방황도 했다

밤꽃 못지않게 남의 코를 찌르기도 했다.

나름대로 독한 냄새도 풍겨 보았다

오늘은 웬일로 발 딛는 곳마다 마뜩찮다

 

수십 년 타국을 떠돌면서

단단한 밤 한 톨 맺지 못하더라도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로 돌아가기 위해서

내 몸에 밤송이 같은 가시를 돋게 하여

끝까지 독해져야겠다.

 

<이훈우/ 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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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作(칼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