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박사 김우영 작가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연구서 『한국어이야기』저자
요즘은 이메일이나 홈 페이지 등이 생겨 서로 편지를 쓰는 일이 거의 없다. 시골에서 자랄 때 문학청년시절 미지의 소녀에게 편지를 많이 써서 부치곤 했다. 빠알간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고 집으로와 답장 올 그날만을 기다리던 꿈으로 아롱진 그날이 참으로 그립다.
이처럼 편지나 물건을 어디로 보내거나, 사건․안건 등을 공판, 토론에 회부(回附)할 때는 ‘부치다’를 쓴다.
“편지를 그녀에게 부치고 왔다.”
“문화마을의 문예회관 건립건은 마을회의에 부쳐 결정하자.”
반면 풀로 붙여 꽉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게 또는 가까이 닿게 할 때는 ‘붙이다’를 쓴다.
“영화 포스터를 동네 게시판에 붙였다.”
“이 물건을 그 벽에 바짝 붙여라.”
그러나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밀어 부치다, 쏘아 부치다, 걷어치우다, 몰아 부치다’로 많이 쓰는 경우이다. 이때는 ‘밀어붙이다, 쏘아붙이다, 걷어붙이다, 몰아붙이다’로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부치다’를 쓰지 않고 ‘-붙이다’로 적는 것은 ‘세게 밀어 한쪽으로 가까이 붙인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 가을이다.
책과 문화가 융성하는 싱그러운 계절이다. 긴 긴 밤 잠이 안올 젠, 그리운 이한테 손으로 정성들여 편지를 쓰자.
그리고는 빠알간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고 그리운 이한테 답장 올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보자! 코로라19기 시셈이 나도록---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중략)//”
(유치환 시인의 ‘행복’중에서)
(문학박사 김우영 교수는 1989년 한국문단에 등단 30년을 맞으며, 그간 출간한 저서 39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대전 문화동 자택 3천여 권의 책속에 파묻여 사는 책벌레로 소문나 있다.)
ㅡ오늘의 명언
옛 사람이 말 하길 우리 가정에 3가지의 즐거운 소리가 있다고 한다. 아기 우는 소리, 베 짜는 소리, 책 읽는 소리가 있는데, 그 중에 으뜸이 독서를 최고의 덕목으로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