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우,기록여행 8] 나의 영국 연수기

이훈우 2020-03-20 (금) 07:26 4년전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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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우/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 본부장

 

영국을 보지 않고는 유럽을 평하지 말라.’

독일은 도시가 멋이 있고, 영국은 시골이 최고이다.’

라는 말이 있다.

 

말이 대변하듯, 동화 속에서나 나올 듯한 해변을 따라 그림처럼 펼쳐진 정원과 마을들, 이름 모를 꽃들, 곱게 키워진 잔디.

 

영국이 자랑하는 낭만파 시인 워즈워드를 비롯한, 수많은 서정 시인들을 배출한 것이 이 자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가는 곳마다 공원의 푸름이 있고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지금까지도 신사의 품위와 오후 차 한 잔의 향수와 여유가 있는 런던이다.

 

15분마다 울려 퍼지는 시계탑 빅벤, 템즈강에 걸려있는 동화의 다리 타워브리지, 유서 깊은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의회의 요람 국회의사당, 영국인들의 가슴에 영웅으로 살아있는 넬슨 제독의 동상,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 떼. 버킹검 궁전의 장난감 같은 털가죽 모자의 근위병 교대식 그리고 이 역사적 장면을 보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든 온갖 인종의 관광객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위대한 영광과 혼동의 도시, 그 옛날 영국 국토의 전부가 밤이 되는 적이 없었다는 britain. 대영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대영박물관. ‘영국 사람들은 만드는 것은 싫어해도 모으는 데는 남다른 재주가 있다.’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동서고금의 문화유산을 총망라한 박물관이 있다. 미술관, 도서관들. 세계 제일의 규모를 자랑하는 인류 문화유산의 전시장이 있다.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을 초월하여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황홀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구석구석.

하버드와 함께 대학의 대명사 옥스퍼드. 800 여 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옥스퍼드 칼리지는 세계 역사를 움직였던 수많은 석학들을 배출한 명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있다. ‘대학 속에 도시가 있다.’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규모도 규모려니와 대학의 본가라는 전통이 술을 즐기고 인생을 사랑하는 옥스퍼드 대학생들의 몫으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the oxford story-목차를 타고 신비로웠던 요술 세계 같은 공연장의 순간들도 빼놓을 수 없는 감동이다.

 

영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고향은 에이번이 있다. 멕버드, 오델로, 헴릿, 리어왕, 한 여름 밤의 꿈 등 수 많은 걸작의 산실 세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다. 그의 유품 하나하나는 실증적 사실을 뛰어 넘는 영적 인류 문화의 보고이다. 인도 전부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영국 국민들의 연인 세익스피어그는 갔다. 하지만 불후의 명작들은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늦은 밤이다. bognor regis의 해변에서 눈물을 훔치며 유학생들과 부르던 고향의 노래, 어렵게 구한 국산 라면을 끓여 먹으며 떠올리던 김치 생각, 런던의 빅토리아역에서 만난 한국 대학생에의 반가움은 내가 한국인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해 준다. 그리고 런던 거리를 질주하던 한국산자동차와 중심가 곳곳의 선전탑에서 볼 수 있었던 한국 기업과 상표에서 느꼈던 가슴 뿌듯함은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다시 한 번 심어준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계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국가의 배려에 감사한다. 짧지 않은 유학 기간 동안에 배우고 익힌 경험과 지식으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여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