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자원봉사) 고국 귀국길 환영 / ‘코로나 19 바이러스 괴물’이 삼킨 황량한 대한민국

김우영 2020-03-02 (월) 00:49 4년전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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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김우영

(아프리카 탄자니아 외교대학

 한국어학과)    

 

  □ 여는 시

가련다 나는 가련다
저 멀리 세계지도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프리카 동인도양 검은진주 탄자니아 대륙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 뒤로하고
소중한 사람들 손 처연히 떨쳐놓고
여기 지구촌 나그네 길을 가련다

1443년 세종25년 만든 한글, 한국어
검은대륙에 대한민국 태극기 꽂고
널리널리 국위를 선양하리라

낮선 말과 낯선 문화가
더러는 회한의 눈물일지라도
위안의 술잔 삼아 마시리라

광야에 뜬 밤하늘 별빛
야자수 나무 사이로 부는 동인도양 밤바람
귀밑으로 흐르는 멀리 적도 남극의 숨결

가련다 나는 가련다
저 멀리 세계지도에서 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동인도양 검은진주 탄자니아 대륙

세렝게티 대평원에 살아 움직이는 반투족과 마사이족
빅토리아 호수, 킬로만자로 산이 있는 곳으로--
       - 김우영 작가의 詩 ‘지구촌 나그네의 길’ 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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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역만리(異域萬里) 아프리카 동인도양 탄자니아를 향하여

  지난해 2019년 8월 19일 무더운 여름날. 대전 중구 문화동 집 골목에서 아픈 아내와 눈물의 이별을 했다.

  “소임 다 하고 건강하게 돌아오리다. 건강 잘 챙겨요!”

  “네-- 잘 가시고, 돌아오세요. 흐으윽--- 흐으윽---”

  이쁜 강아지 후추를 안고 골목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픈 아내를 뒤로하고 가려니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그러나 가야 할 지구촌 나그네 길. 강아지 ‘후추’를 안고 서 있는 야윈 모습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훔치며 집 앞에서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향하였다.

 

  대전역 앞 중앙시장 ‘함경도식당’에서 몇 몇 회원들과 나누는 석별의 술잔에 눈물이 반이다.

  “잘 다녀올테니 건강하게 잘 있어요.”

  “그러세요. 대표님 한국어로 국위선양 잘 하시고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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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우우--- 긴 기적소리를 울리며 대전역을 출발한 기차는 지구촌 나그네를 태우고 중원평야 달리며 한양땅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1시간여 달린 기차는 가쁜 숨 몰아쉬며 서울역 플렛트홈에 멈춘다. 역내에서 공항철도로 옮겨타고 푸르런 인천바다를 가로질러 인천 국제공항으로 갔다.

   에티오피아행 비행기는 새벽녘 몸과 맘 못지않게 무거운 가방과 배낭을 싣고 고국 인천 국제공항을 뒤로하고 까아만 하늘로 향하였다. 하늘에 날아오른 비행기는 아프리카 에디오피아 공항에 도착하였다. 에디오피아에서 환승하고 다시 남극 적도의 나라로 향하였다. 머나먼 대륙을 향하여 긴 18시간 비행 끝에 동인도양 탄자니아에 가쁜 숨 몰아쉬며 힘겹게 도착했다.

  2. 다르에스살렘 외교대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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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렘시 외곽에 있는 국립 외교부 외교대학 한국어학과에 담당교수로 배정받아 검은 얼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12시간씩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해외에 머무는 소중한 기간 한국어를 더 알리기 위하여 저녁에 쉬는 시간을 절약하여 머물고 있는 숙소 샐베이숀 아미(Salvation Army)의 일반 주민들 대상으로 한국어를 1주에 4시간씩 병행하여 지도하였다.

  “ㄱ(기역) ㄲ(쌍기역) ㄴ(니은) ㄷ(디귿) ㄸ(쌍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ㅃ(쌍비읍) ㅅ(시옷) ㅆ(쌍시옷) ㅇ(이응) ㅈ(지읒) ㅉ(쌍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또 만나요. 고맙습니다.”

  “1443년 세종25년 세종대왕이 만들고 1446년 반포한 대한민국의 한글, 한국어. 577년이 지난 2020년에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세계적인 공용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K-pop ‘강남스타일’과 ‘방탄소년단’,  K-drama의 ‘겨울연가’와 ‘주몽’, K-moving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5개 부문 석권했습니다. 이어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가 지난 2월 29일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근래 ‘코로라 19 바이러스 괴물’로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을 위안을 했습니다. 이렇게 한류가 뜨면 가장 먼저 바빠지는 분야가 한국어 배우기 입니다. 노랫말과 드라마 내용, 영화속 한국어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입니다. 지금 전 세계는 한국어 토픽열풍과 세계 각 대학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하여 지구촌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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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한글, 한국어. 아자아자!”

 

 3. 울고 웃었던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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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머언 나라에서 살면서 울고 웃었던 나날들이었다. 시장의 쌀을 혼자 사러 가는데 진흙탕 길에  바람이 불어 을씨년스러웠다. 주변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스와힐리어(Swahili)로 말을 걸어오는 검은 얼굴의 사람이 금방 튀어나와 강도로 돌변하지나 않을까? 무서움으로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던 시절.

  또 가게에서 생활용품을 사는데 바가지를 씌워 화가 난 일.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바자지(Bajaji, 삼륜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야 하는데 반대로 가다가 중간에 내려 걸어오며 속상하여 울던 일. 숙소에서 밥을 먹는데 도마뱀이 기어가는 바람에 깜짝놀라 먹던 밥을 토하던 일. 학생들이 수고를 했다며 음료수를 전해주어 고마워 눈시울을 붉히던 일 등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탄자니아에 도착하여 이 기회에 체중감량을 하기로 하고 다이어트를 했다. 하루 여섯 번의 식사와 음료를 다 먹으면 살이 찔 것 같았다. 탄자니아는 아침 점심 저녁 외에 세 번을 더하여 여섯 번의 식사와 간식을 한다. 한국과 6시간 차이가 난다.아침은 아수부히 차쿨라(Asubuhia Chakula)라고 하여 간단한 토스트와 우유를 마신다. 오전 10시에는 차이타임(Chai time), 또는 브레이크(Beuleikeu)라 하여 차와 우유, 빵을 먹는다.

  정오 12시 식사는 음차나 차쿨라(Nchana Chakula)라고 한다. 이어 오후 4시에도 차이타임(Chai time)을 갖고, 저녁은 지오니 차쿨라(Jionij Chakula)라고 하여 저녁을 먹고, 밤에는 우시쿠(Usiku) 차이타임(Chai time)을 갖는다. 이렇게 하여 총 6번의 식음료를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 사람중에는 비만이 많아 노후에 당뇨와 성인병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식생활 습관은 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영국과 독일, 포르투갈 등 서양의 식민지하에 기인하였고 한다. 물론 이러한 식사와 음료 시스템은 학교나 기관 등 어느 정도 살만한 환경의 경우이지 시골의 못사는 서민들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  여섯 번의 식음료는 탄자니아 입국 한 달 정도 교육받을 때의 호사(好事)이다. 학교 임지에 배치되어 숙소에 혼자 살 때는 국내식당 아침을 제외하는 하루 두 끼를 숙소에서 밥을 해먹었다. 자취경력와 부엌출입이 없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에서 가져간 1인용 전기밥솥에 밥을 하다가 쌀이 설어 버린 일. 밥을 태워 버린 일. 밥하기 귀찮아 미리 많이 밥을 해놓고 찬밥을 떠먹곤 했다. 어떤 때는 밥하기가 귀찮아 학교에서 끝나고 오면서 맥주와 바나나를 가지고와 마시고는 그냥 잠을 자곤 했다. 이러다보니 불규칙하고 부실한 식생활로 몸이 수척해졌다.

  탄자니아 도착 초기에는 다이어트를 했다. 시일이 지나면서 현지 환경에 힘들어 체중이 10kg까지 감량 되었다. 매일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하루종일 땀을 흘리고 저녁에 숙소로 오면 어지러웠다. 학교에서 오전 강의 후 점심에 숙소 도착하여 샤워와 세탁을 했다. 또 오후 강의를 마치고 저녁 때 후 숙소에 와서 샤워와 세탁을 하였다. 이 경우는 전기와 수도가 정상적일 때의 환경이다. 수시로 전기와 수도가 나갈 때는 아주 난처하였다. 가족과 주변에서는 야윈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 걱정을 하였다. 특히 고국 아내가 병약하여 고생하는데 아프리카로 간 가장의 건강이 해치면 안된다며 귀국을 권고하였다.

  “엄마가 늘 아파 걱정인데 아빠마저 아프면 안되어요?”

  “한국어 국위선양 자원봉사도 좋치만 건강이 우선이니까 귀국했으면 좋겠어요.”

  4. 고국을 품에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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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중도귀국을 하기로 한국해외봉사단 탄자니아 사무소와 협의하였다. 낯선 땅에서 30도를 웃도는 더위와 습도로 고생을 마치고 지난 2월 말 귀국하였다. 탄자니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일간에 걸쳐 머언-- 하늘길로 고국을 돌아왔다. 탄자니아 국제공항 율리우스 나이어이(Julius Nyerere)는 우리나라 지방공항 작은 크기였다.

  오후 5시 30분 탄자니아 공항을 출발한 카타르 비행기는 이륙하여 6시간을 비행하였다. 동인도양 바다 위를 솟아오른 비행기는 케냐 몸바사를 옆에 끼고, 소말리야 해협과 오만 아라비아해를 지났다. 3,900피이트 상공에서 시속 548스피드로 날아오른 비행중에 기내 도시락을 좁은 의자에서 맛있게 먹었다. 그러는 사이 중동 산유국 부자의 나라 카타르 도하(Doha)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서 2시간을 기다렸다. 비행기를 환승하기 위하여 걷었다. 또는 소형 트램을 타고 E-3 게이트로 향하였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그간 각종 보도를 통하여 들은데로 ‘코로나 19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마스크 일행을 도하 국제공항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을 보고 ‘아,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이구나!’ 하는 현실을 느꼈다. 도하 국제공항 대기석에는 아프리카 전역과 중동, 유럽 지역에서 한국을 가기 위하여 기다리는 한국인 승객들이 보인다.

  더러는 외국인 승객들도 보였으나 한국인 승객 따라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기다림 끝에 새벽 2시 10분 탑승하였다. 승객을 태운 비행기는 규모가 큰 도하 국제공항을 이륙하여 이란, 아프가니스탄 하늘을 날고 있었다. 도시락을 두 번 먹으며 8시간 비행하면서 중국 서부지방 쿤룬산맥과 비엔카란산맥 창공을 날았다. 중국 허베이성과 베이징을 옆에 끼고 황해를 날아 대한민국 인천공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낯선 타국에서 언어와 문화, 교통편, 식사와 잠자리가 불편하여  꿈에 그리고, 그렇게도 오고 싶고, 보고 싶던 고국 눈부신 인천 국제공항에 오후 4시 40분 도착 하였다.  

  5. 코로나 19 바이러스 괴물이 삼킨 따뜻한 고국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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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20일 오후에 대한민국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언제나 사람이 많고 부산한 인천 국제공항 분위기가 한가하다. 공항 직원들의 마스크 행렬, 위생복 차림으로 을씨년스러웠다. 이런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이상하게 보여 미리 준비한 마스크를 착용했다. 입국로 따라 걸으며 문의 할 일 있어 핸드폰 대리점에 갔더니 얼굴을 외면한다. 고객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핸드폰은 만지지도 않고 간단히 답변만 한다.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마스크 쓴 사진이 필요하여 입구에 서 있는 직원한테 핸드폰 촬영을 부탁했다.

  “죄송합니다. 사양합니다.”

  '……? 본래 대한민국 인천 국제공항 직원들은 친절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는데? ‘코로나 19 바이러스’ 괴물이 따뜻한 고국인정을 빼앗아 가는구나!'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큰 가방 2개와 배낭, 키타 등 4개의 짐을 무겁게 들고 인천 국제공항 지하에서 전철을 이용 서울역으로 직행했다. 한국에 도착하여 처음 이용한 깔끔한 전철을 보며 대한민국 선진국을 새삼 느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도로는 무더운 30도 웃도는 기온에 흙먼지 날리고, 바람이 불며, 중간 중간 움푹 꺼진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은 불편하였다. 여기에 수시로 문은 두들기는 거리의 상인과 걸인들, 보통 차 밀리면 몇 시간씩 걸리는 교통 정체사정에 답답한 일이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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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역에 도착하였다. 역내는 승객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마스크 승객행렬을 따라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실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아, 이제야 집에 가는구나. 아프리카에서 살아서 두 다리로 걸어 나왔구나.”

  탄자니아에 있으며 풍토병인 말라리아나 댕기열병으로 사망하여 나가는 경우와 아파 고국으로 이송되는 환자 등을 보았다. 또한 숙소에서 혼자 살며 잠을 자다가 갑자기 자연사(自然死), 고독사(孤獨死)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사망 후 한참만에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애석한 일이었다. 먼 나라 타국에 와서 사망으로 인하여 고국으로 간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며, 가족들은 또한 얼마나 슬픈 일인가? 

  “임기 기간을 잘 마치고 무사히 살아 두 다리로 고국에 가는 것이 목표!”

  “아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가족 곁으로 무사히 가야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대전행 차창에 기대여 가는 사이 대전역에 도착했다. 다른 때 같으면 대전역 광장에 가족이나 회원들이 차를 가가지고 마중을 나와 반길 터인데? 오늘은 혼자서 쓸쓸히 큰 가방 두 개와 배낭 등 4개의 짐을 끙끙대며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어느 고마운 회원은 인천공항까지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온다고 했다. 고맙지만 사양했다. 또한 가족들이 대전역으로 마중을 나온다고 했다. 이 또한 사양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혹시 오염뒬 ‘코로나 19 바이러스’ 전염 때문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30도를 웃돌아서인지 '코로나 19 바이러스' 소식이 없었다. 귀국 후 근래 중동지역 이집트와 이란, 탄자니아와 이웃한 케냐 나이로비에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상륙했다고 한다. 지난 2월 19일 탄자니아 국제공항 율리우스 나이어스 공항을 출국하여 만 하루만에 20일 인천 국제공항을 경유하면서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까 싶어 집에 도착하여 스스로 자방격리(自房隔離) 하고 있다.

  6. 한국어 자원봉사 후 귀국길 환영, 자방격리(自房隔離) 고뇌(苦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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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도착해서는 웃지못할 헤프닝이 있었다. 밤 9시경 대전역에서 무거운 짐 4개를 들고 택시로 집 앞에 도착하였다. 미리 가족들한테 겉옷을 준비하라고 하여 밖에서 입고 온 옷 전체를 갈아입고 신고 온 구두도 버렸다. 그리고 가족들과 해후는 집 입구 대문가와 2층 베렌다 멀리에서 몇 마디 말을 하며 손을 흔든 것이 가족과의 해후 전부였다.

   대전 집 스스로 선택한 자방격리(自房隔離)는 14일 목표를 안방 서재에서 시작되었다. 아침 점심 저녁은 안방 서재 문틈으로 도시락이 전해졌다. 아내와 자식들과 대화는 가족 단체카톡방이다. 가족들이 물었다.

  “지금 제일 드시고 싶은 음식이 무엇이세요?”

  “김치찌개와 막걸리를 넣어주어요.”

  코로나 19 바이러스 열풍으로 시작된 자방격리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특히 저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져 회복중인 병약하여 면역력이 약한 아내를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자방격리 식사는 현미밥과 떡국, 생선찌개, 청국장, 돼지고기 등 다양하게 제공되었다. 고맙고 번거로운 일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귀국하여 건강한 가장에게 ‘해외귀국’으로 인한 혹시 모를 전염으로 가족들과 의논 끝에 화기애애하게 진행이 되었다. 물론 그렇게 좋아하는 막걸리는 2일에 한 병씩 제공되었다.

  고국에 도착 후 어려운 것은 시차(時差) 적응이었다. 탄자니아는 우리나라와 6시간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밤 9시이면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오후 3시이다. 우리나라보다 6시간이 늦다. 이러다보니 낮에는 졸리고 밤에는 잠이 안와 꼬박 밤을 세우는 것이었다. 한동안 상반된 일상이 될 것이다. 눈만 감으면 탄자니아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지금도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걸어가고, 학교 강의실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이 스친다.

  어제는 탄자니아에서 슬픈 소식이 날아들었다. 학교의 카밤바(Kabamba) 학생한테 탄자니아 카톡 일환인 와샵(Whatsapp)을 통하여 숙소 앞 고양이 먹이를 갖고 살펴보고 오라고 부탁했다. 숚소에 다녀온 카밤바가 말하기를 ‘숙소 앞에서 키우던 새끼 고양이가 안보인다?’는 것이다. 분명 주변 큰 고양이로부터 밤에 습격을 받은 것 같다. 그간은 숙소에서 잠을 자며 하룻밤에 몇 번씩 주변 고양이 습격을 막아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숙소 입구 창문을 늘 열어놓고 잠을 잤다. 이상한 소리가 나면 내쫒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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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국에서 혼자 있기에 적적하여 암컷 야생 고양이를 숙소 앞에서 키웠다. 매일 쏘세지와 닭고기 등으로 먹이를 주었더니 숙소 앞을 떠나지 않고 함께 생활을 했다. 아침이면 다가와 뒹굴며 아양을 부리고 출근길에는 숙소 앞 까지 나왔다. 퇴근시 멀리서 기침소리만 들려도 벌서 알아듣고 저만치 마중을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가 암고양이가 새끼 네 마리를 낳았다. 네  마리중에 한 마리는 자연사하고, 두 마리는 인근 큰 고양이 습격으로 죽고, 가까스로 한 마리 살아나서 엄마랑 다정하게 살았었다. 어쩌다가 새끼는 뒷 다리를 다쳐 걸음걸이를 잘 못한다. 비 오는 날이면 처마에서 비를 맞아 손으로 들어 안쪽으로 이동시켜주어야 했다.

   그런데 엊그제 탄자니아에서 들리는 슬픈소식. 생후 두 달의 새끼 고양이가 후 숙소 앞에서 안보인다니? 분명 큰 고양이 습격으로 죽은 것 같았다. 아, 이를 어찌하노? 비바람 몰아치는 밤이면 숙소 안으로 어미와 새끼를 들였다. 외부에서 손님과 식사중에 닭고기가 나오면 안먹고 휴지에 싸서 숙소 앞 고양이에게 주었다. 이렇듯 정성껏 낯선 동양인의 따뜻한 사랑을 고양이에게 듬뿍 주었다. 타국에서 외롭고 힘들 때 다정한 말벗이 되어준 아프리카 야생 고양이 ‘후추’는 참으로 고마운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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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내 사랑 탄자니아 고양이 후추야? 지난번 떠나올 때 어미와 새끼를 안고 되돌아 오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구나! 새끼는 어데로 갔노? 제발 살아있어라. 초롱한 너의 눈망울이 손에 잡히는구나. 또한 새끼를 잃고 시름에 젖어있을 어미도 건강하게 잘 지내라!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고양이 어미와 새끼의 환영! 이를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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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고려 충혜왕 때 문신이었던 이조년(李兆年) 시인이 쓴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에 실린 다정가(多情歌)를 읊조리며 아픈 맘을 달랜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못 이뤄 하노라.

 □ 닫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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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머나먼 아프리카 동인도양 탄자니아
한국어 자원봉사 대한민국 태극기 꽂고
한류(韓流)에 민간외교관으로 널리널리 알렸노라

낯선 말과 문화로 어두운 광야길 걸으며
힘든 기후 환경으로 인한 고뇌로 체중감량 10kg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고국을 찾았노라

사람발길 빈틈없이 부산한 인천 국제공항
한산하여 찬바람이 분다

군데군데 마스크 쓴 말없는 병정놀이
묻는 말에 말없이 턱으로 끄덕인다

아, 인정과 친절이 미덕인
세계 10대 강국 아름다운 대한민국

신종 코로나 19 바이러스 괴물이 삼킨
상가, 길거리, 차량이 끈긴 황량한
내 조국 대한민국을 어쩌란 말이냐?

21세기 세계 공용어로 부상하는

한글, 한국어를 가진 아름다운 대한민국 힘내자

아자아자!​

             - 김우영 작가의 詩 ‘코로라 19 바이러스 괴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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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