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지루한 코로나와 여름장마 세상, 푸른섬 제주도 문정수 시인의 제주어로 방긋 웃어요!

김우영 2019-06-09 (일) 20:27 4년전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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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秋谷 문정수 시인)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武漢)발 시작한 코로나가 올해 1월 코로나19로 옷을 갈아입고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을 휩쓰는 가운데 여름장마와 더위로 고르지못한 수상한 세월.

  한평생 토속 지방언어 제주의 토속어의 보전과 승계를 위하여 애 쓰는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제주지회 향토시인 문정수 자문위원을 만나 모처럼 방긋 웃었다.

  추곡 문정수 시인은 지난 2015년에는 제주의 원로시인 고훈식 시인 추천으로 명망있는 서울의 월간 한국국보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제주도 붙박이 문정수 시인은 지난 2017년 6월 9일 제주학생회관에서 칠순기념 문정수 서예와 제주어시(詩) 전시회가 19일까지 제주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10여 년 전 고위공무원으로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퇴임한 추곡(秋谷)문 시인은 지인의 권유로 붓

을 잡기 시작했다. 제주어로 써내려간 시는 10년 넘게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되었다. 

  당일 전시장에는 한글 서예 60여점과 제주어 시 65편이 선을 보였다. 이 떼 추곡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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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한 글이지만 칠순이라는 추억의 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전시를 마련했어요."

  또한 2019년 9월 28일에는 제주도 서광로 고려회관에서 솔직담백하게 제주 미풍양속을 담아낸 제주어 시집이 발간되어 제주도를 바다에서 들었다 놓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추곡 문정수 시인이 낸 제주어 시집은 서울 월간 국보문학에서 『느 울엉 나 울엉 몬 울엉』을 펴냈는데 제목은 ‘당신을 위해 나를 위해 모두를 위해’를 뜻하며, 시집은 제주의 옛 풍습과 민속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좋은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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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개의 예를 들면 제주의 24절기를 노래하기도 하고, 제주에 성산일출봉을 필두로 어승생 오름과 용눈이 오름, 산방산 등을 제주 오름을 오르며 아름다움을 담기도 했다. 이러한 시는 제주어와 표준어로 각각 번역돼 100편이 실렸다. 제주어보존회 이사장을 역임한 추곡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태어난 제주어 보전에 일조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시를 써왔어요. 이번 시집 발간이 제주어 확대 보급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어 2019년 11월 23일에는 ‘제19회 제주늘푸른음악회’가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었다. 제주 늘푸른음악회가 주최한 음악회는 제주의 낭만과 정취를 표현한 제주향토 시인들의 시(詩)를 창작가곡 합창곡 시낭송 등으로 발표함으로써 제주문화예술의 창조적인 발전과 지역사회에 선봉이 되는데 일익을 다하기 위해 마련되어 박수를 많이 받았다. 

   이 날 공연에서는 박세영 전 KCTV 아나운서와 이석철 제주늘푸름음악회 후원회원이 진행을 맡았는데 '갈치 포(아래아)는 우리 할망'(고훈식 시·조치노 곡)과 '자리물회'(문정수 시·김현옥 곡)등을 제주어 시로 만든 창작곡과 합창곡을 선 보였다.   함께 출연한 성악가는 바리톤 김광정·송기창, 테너 김기선, 소프라노 윤이나·김현경·배서영이 무대에 올라 주옥같은 노래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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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함께 펠롱 첼로 앙상블과 앙겔루스 남성중창단의 초대연주가 진행되며, 제주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은 제주어 창작합창곡을 선 보였다.  그럼 지루한 코로나와 여름장마 세상, 푸른섬 추곡 제주도 문정수 시인의 제주어 시를 감상하며 방긋 웃어보자.

  (개역 제주어)
   
            秋谷 문정수

잇날 우리 어릴 땐 개역 멩글안 먹어나서
6월 들엉 보리 잘 작만  후제
장마가 지민 시간도 잇곡 입도 르민
어멍이 우리 개역영 먹카이 주기
우린 막 지꺼정 저 여줍셍 민

작만 보리 져당
솟듸서 보리낭 불로 검수룽게 볶앙
방엣공장에서 를로 민 개역이 뒈는디
를 기 전이
사카린이나 당원糖原을 적당히 놓으민
개역이 코롬영  맛좋앗주기

개역은 름에 검질메멍
이 좔좔 릴 때 산에 쉬보레 간 때
막 더우민 써넝 물에 활활 탕
시원게 들으싸는 그 맛
보리밥에 버무령도 먹곡여나서
그 ᄀᆞ리가 식솔찌레 더 오순도순 거 닮아


(개역-미숫가루, 표준어)


옛날 우리 어릴 적에 미숫가루를 만들어서 먹었다
6월 들어서 보리 잘 제조한 후에
장마가 들면 시간도 있고 군것질도 하고 싶으면
어머니가 우리 미숫가루 만들어서 먹을까 하면
우리는 너무 반가워서 빨리 해달라고 한다

잘 수확한 보리를 가져다가
솥에서 보릿대 불로 거무스름하게 볶아서
정미소에서 가루로 만들면 미숫가루가 되는데
가루로 만들기 전에 사카린이나 당원糖原을 적당히 넣으면
미숫가루가 달콤해서 맛이 좋았다

미숫가루는 여름에 김을 매면서 땀이 좔좔 내릴 때
산에 가축을 보러 간 때 매우 더우면
시원한 물에 활활 타서
시원하게 마시는 그 맛
보리밥에 비벼서도 먹기도 했다
그 때가 식구간엔 더 오손도손 했던 것 같구나

(선흘돔박낭동산, 제주어)

선흘 돔박동산은 세계자연유산의  줄기
면적은 30만평 둘레질은 두참 반
거문오름이서 흘러온 용암으로
멩글아진 파호이호이 용암

돔박동산 소곱이선 돔박고장 기가
하에 벨따기 돔박낭도 헷빗이 엇이난
고장 멩글기가 어려와싱고라
헷빗나는 질이만 동박고장 하영 피엿네

잇날 을제 지낼 노리적갈 젱
노리텅 멩글앙 노리잡곡
숫 앙 가게운영  숫가마터덜
4·3당시 한한 사름 덜 피해본 은 동굴덜


잇날 선흘을 사름덜 애환이랑
이 지혜가  묻어 잇는 선흘곶
요지금엔 세계 라 사름덜 아오는
관광지 뒈연 선흘 사름 멕영 살리는구나
 
(선흘동백동산, 표준어)

선흘동백동산은 세계자연유산의 한 줄기
면적은 30만평 둘레길은 5킬로미터
거문오름에서 흘러온 용암으로
만들어진 파호이호이용암

동백동산 속에선 동백꽃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동백나무도 햇볕이 없으니
꽃피우기가 어려워서
햇볕나는 길옆엔 동백꽃 많이 피었구나

옛날 마을제 지낼 노루를 적갈하려고
노루텅에 만들어서 노루잡고
숯 팔아서 가게운영 했던 숯가마터들
4·3당시 많은 사람들 피해본 조그마한 동굴들

옛날 선흘마을 사람들 애환이랑
삶이 지혜가  묻어있는 선흘 곶
요즘엔 세계 많은 사람들 찾아오는
관광지 되어서 선흘사람 먹여 살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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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기 젖 얻어 먹는다)
 
말 하지 못하는 어린 아기는
배고파도 울고
아파도 울고
무엇인가 불만 있어도 운다
울고 있으면 해결책이 나오니까
 
세상살이 사는데도
원하는 것을 말을 해야 알 수 있다
직장에서나 사회생활 할 때도
승진이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책임 있는 자에게 말을 하라
 
잘 안되어
불평불만 하지 말고
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의견을 전달하라
옛날 속담에도
우는 아기 젖 얻어 먹는다 했다
 
(정이품송)
 
고등학교동창 충청도 나들이 하는 날
제주는 비가 내리는데
충청도는 맑은 햇살로 우리를 반기는구나
 
충청북도 보은 법주사 들어가는 길목
정이품송이란 소나무가 있네
600여 년 묵은 소나무
거대한 우산을 펼친 듯 우아한 모습
 
정이품송은 1962년 천연기념물 103호로 지정
이 소나무는 1464년 조선 세조 임금이
앓던 병 치료차 법주사 가던 중
가는 길목에 나뭇가지 늘어져
임금 탄 가마 길을 막자 한 신하가 떠들어대니
 
소나무는 이를 알아들은 듯
소나무 스스로 가지를 들어
임금 일행을 무사히 통과시켰다네
며칠 후 임금이 돌아올 때
이소나무 곁을 지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이 소나무 밑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는데
 
세조는 이 나무가 기특하여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네
그 후 백성들은 이 나무를
정이품송이라 부르는구나
요즘은 법주사 탐방객을 맞이하는
지팡이를 들은 노청객이 되었구나

(복둥이 돌잔치)

개나리꽃이
겨울 모진 역경을 견디어 피우 듯
이 세상에 태어나
 
복둥이 엄마, 아빠께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웃음꽃을 선사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구나
 
발발 기어 다니는 모습
틀림없이 아빠 닮아서
얼마나 빠른지 엄마가
땀끗을 흘리는구나
 
방긋방긋 웃는 모습은
외할아버지께 물려받았는가
성 할머니 닮았는가
온 집안에 웃음 바이러스 가득하네
 
돌잔치엔 양가 가족 모두에게 축하받고
아빠, 엄마 뒤로 많은 축하객이
성시를 이루었구나
 
건강하고 정직하게 자라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되도록 키워주십시오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부처님께 합장하네

(제주도 秋谷 문정수 시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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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대학원 졸업(농학박사)
제주도 농업기술원 기술지원 국장 역임
제주도 농업기술원 연구개발 국장 역임
남평 문 씨 남제공파 전국종문회장
대한민국 기로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글 사랑서예대전 정음상, 삼체상 수상
사단법인 제주어 보전회 이사장
한국국보문학회 제주지회장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제주지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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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문학평론가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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