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칼럼] 만년 역사의 사상서 ‘천부경’에서 배운다

오양심 2019-08-22 (목) 17:07 4년전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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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양심>

 

우리나라의 최초 경전은 천부경이다. 환웅이 천산에서 지상의 백두산 신단수아래 강림하여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할 때, 천부경이 빗돌에 새겨진다. 그때부터 만년 역사를 가진 사상서 천부경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이며 경전이다.

 

고운 최치원은 정신세계의 선구자이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다. 중국 당 나라에서 토황소격문의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친다.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려 정치 개혁을 추진한다. 유교불교도교에 모두 이해가 깊고, 선 통합 사상을 제시한다. 수많은 시문(詩文)을 남겨 한문학의 발달에도 기여한다. 고운 최치선은 단군전비에 새겨져 알아볼 수 없게 된 천부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후, 서첩(書帖)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한다.

 

스님 계연수는 단기 4250(서기 1917)년에 지금의 묘향산(妙香山)에서 수도 중이었다. 암벽에 새겨진 내용을 발견하여 이듬해 우리 민족의 고유종교인 단군교에 전한다. 1900년 초 나철(18631916)이 단군교의 교조가 되기 전에는 밝혀지지 않았다. 나철은 단군교를 대종교로 개칭했고, 1975년 교무회의에서는 천부경을 경전으로 공인했다. 그 결과 대종교 요감에는 1983년부터 천부경이 경전으로 수록되었다.

 

천부경(天符經)381자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인 천지장(天之章)에서는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석삼극무진본(析三極無盡本)/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天一一地一二人一三)/ 일적십거무궤화삼(一積十鉅無櫃化三)’이라는 대우주 생성의 원리를 다룬다. 2장의 지지장(地之章)에서는 천이삼지이삼인이삼(天二三地二三人二三)/ 대삼합육 생칠팔구(大三合六生七八九)/ 운삼사성 환오칠(運三四成環五七)’이라는 만물의 생성을 다루고 있다.

 

또한 제3장의 인지장(人之章)에서는 일묘행 만왕만래(一妙衍萬往萬來)/ 용변 부동본(用變不動本)/ 본심 본태양(本心本太陽)/ 앙명인중천지일(昻明人中天地一)’이라는 인간 궁극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1에서 10까지의 숫자가 지닌 원리를 통해 천() () ()의 삼극(三極)을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자연의 순환원리를 끝없이 반복하여 일깨워준다.

 

경전은 변하지 않는 법식과 도리를 적은 책이다. 불경은 출간된 지 삼천년, 성경은 이천년 된 경전이다. 우리나라의 돌에 새긴 천부경은 만년이 되었다. 인류역사의 대표적인 유산이며, 세계적인 보물이다. 일찍이 천시(天時)를 중시한 우리 조상들의 사상과 철학이 높고 깊었음을 알 수 있다. 천부경에서 인간 궁극의 문제를 배우고 익혀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