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호 건강칼럼] 의술과 의학에 대한 시선

장서호 2019-08-14 (수) 09:55 4년전 818  

9a4e20283b62c123f6e0cdcc520a58c0_1565744155_2779.png

<장서호/ 한국전통궁중의학연구원 원장> 

 

의술은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기술이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베풀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이 아니고, 사람을 살리는 어진 덕을 베푸는 인술(仁術), 윤리적 그리고 도덕적 가치를 내포한 행위를 말한다.

 

의학은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하고 건강법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의사 스스로가 환자의 감정을 살필 줄 아는 것이고, 의사와 환자 상호간에 인간관계를 중시하여, 다정다감하게 감정교류를 하는 것이다.

 

이천 오백년 전 공자의 출현은 인류의 큰 행운이었다. 공자가 가르쳐준 유교사상의 개념은 간단명료하다. 의술이든 의학이든 핵심은 인()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를 살펴보면, 인이란 애인(愛人)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적혀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임하는 자세가 바로 사랑이다. 의사가 환자를 사랑하는 감정은 의술의 기본자세이며, 의학의 근본인 것이다.

 

의사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안심시켜야 한다. 환자의 육체부터 살피고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인간성에 대한 지혜를 갖춘 의사의 자세와, 전문적 의료기법이 합쳐질 때에야 의술은, 단순한 과학기술을 넘어선 인술이 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과학기술과 의료상의 진단 및 치료기술이 날이 갈수록 발달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원시적인 민간요법과 사이비 과학적인 치료술, 신앙치료가 성행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대의학이 의술을, 인술이 아닌 기술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술은 인술이고, 의학은 인간을 질명으로 구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의술을 경제의 개념과 연관시켜 질병을 고치는 기술로만 여기는 경향이 성행하고 있다. 또한 의학은 치료대상을 생물학적 그리고 물리화학적 존재로만 간주하는 불상사가 잇따르고 있다. 인간의 마음, 인격의 존엄성, 영혼의 존귀함을 가볍게 여기는 현상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