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지리산 케이블카설치” 환경훼손이다

관리자 2019-04-08 (월) 09:06 4년전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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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한반도의 얼을 상징하는 영산은 백두산과 지리산 그리고 한라산이다. 3대 영산을 지니고 있는 우리민족의 정신과 에너지도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리라 믿는다. 특히 지리산은 우리나라 땅의 근골을 이루는 백두대간의 마지막 지점으로 어머니 품과 같다. 즉, 백두산은 아버지 산이고 지리산은 어머니 산이며, 한라산은 아들 산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영산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북쪽의 백두산은 백두산대로 남쪽의 지리산과 한라산은 말할 나위 없이 피폐해졌다. 특히 지리산은 군사작전도로가 개설되면서부터 환경훼손이 시작됐으며, 한라산 역시 5.16도로가 개설되면서부터 환경오염은 물론 심각한 환경훼손으로 이어졌다.

대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들이 곳곳에서 발생됨에 따라 환경오염도 심각해졌다. 이에 정부는 자연을 어떻게 보호해야할 것인가를 연구한 결과 산림보호정책과 자연보호정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표심에 어두운 위정자들과 상혼에 젖은 산업경제인들의 얄팍한 실리로 그 정책마저도 무너지고 있는 실태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계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략, 지금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 여러 시군이 케이블카 설치 허가신청을 냈었다. 하지만 “공익성 부적합, 환경성 부적합, 기술성 부적합” 등의 이유로 반려됐었다. 그럼에도 구례군은 또 다른 소모적 논란과 행정력, 예산낭비 등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김순호 구례군수의 관광객유치와 일자리창출은 일부군민들에게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은 궁색한 명분일 뿐 아니라 온 국민들의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수백억 원의 군민혈세낭비로 부적합정책에다 군민을 이용하는 선동정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상기해 보자. 영산,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전남의 구례, 전북의 남원, 경남의 하동, 함양, 산청 등 3개도와 5개 시군에 속한다. 단위면적은 483.022㎢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산악 형 국립공원으로 둘레가 320여km나 된다. 천왕봉은1,915m, 반야봉은1,732m, 노고단은1,507m를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더욱이 20여 개의 능선 사이로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어 고유한 문화를 가진 동과서의 맥을 잇고 있다. 다시 말해 영남과 호남이 서로 만나는 지리산을 자연생태계와 자연문화경관 보전이라는 국립공원의 이념을 되새겨 우리 후손에게 훼손 없이 물려주어야 할 영산이다.

무엇보다도 지리산 케이블카의 상부정류장지역은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지역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으로 세계적으로도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지난 6일이었다. 필자에게 “자연은 자연 그대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대로 흐르게 해야 한다는 신념의 소유자이기에 민족의 영산, 어머니 산, 지리산 환경을 훼손하는 모든 행위자를 환경적폐자로 규정하고 엄중히 경고한다.”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들 단체는 지리산생명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광주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전남환경운동연합(목포 장흥 고흥·보성 순천 여수 광양)이었다.

참으로 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단체들의 활동에 힘입어 필자 역시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아니 한반도의 어머니 산을, 가꾸고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솟구쳤다. 길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감이 북돋았었다.    

이런 맥락에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피력해야 할까 싶다.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2009년 3월 5일자로 개정 된 “백두대간이라 함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게다가 산경표에 따르면 백두산부터 원산, 함경도 단천의 황토령, 함흥의 황초령, 설한령, 평안도 연원의 낭림산, 함경도 안변의 분수령, 강원도 회양의 철령과 금강산, 강릉의 오대산, 삼척의 태백산, 충청도 보은의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진다.

한반도의 백두대간과 지리산을 가꾸고 보호하는데 앞장서야한다는 이들 단체들만의 메시지가 아니다. 온 국민의 메시지다. “지리산 케이블카설치”는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제공일 뿐 아니라 심각한 환경훼손으로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어스름 찾아드는 지리산 골짝
 비 들치는 저녁 녘
 뽁뽁 뽀뽀뽁
 머슴새 울음소리 밤을 부르고
 고사리 끊는 오라비마음 옥죄어 든다

비설거지 어찌 할거나
 고사리 어이 삶을거나
 걱정은 태산처럼 커져만 가고
 쯧쯧 쯧쯧쯔쯔쯔
 울어 울어도 시원치 않는 그 울음


 귓속을 파고드는데
 집에는 어이 갈거나

삼사월 빗줄기 굵어만 지고
 온종일 참았던 오줌보 터지려하고
 바지 묶어 맨 허리끈 풀어지지 않고
 어깨에 짊어진 고사리 망태 무겁고
 머슴새 오라비 돌아갈 길 아득하다

뽁뽁뽀 쯧쯧쯧쯔
 당당함이 어리고
 애절함이 서려진
 머슴새 울음소리가
 개울을 넘쳐나고
 새벽잠을 내리치고 있다

낮잠은 있을 수 없고
 낮밥도 잊어버린 오라비
 무거운 짐보다도 무서운
 머슴새소리 어이 할거나

(필자의 “머슴새 오라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