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호 건강 칼럼] 한국전통궁중의학과 일본전통황실의학에서 배운다

장서호 2018-12-05 (수) 10:24 5년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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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호/ 한국전통궁중의학 연구원 원장>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인간이 평생 동안 겪어야할 네 가지 고통이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심신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한국의 궁중 전승의술과 일본의 황실 전승의술은 지금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설파한다.

한국의 전통궁중의학은 삼국시대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왕조 시대까지 국유화가 실시되어 계승 발전되어 왔다. 조선시대에는 허준이 궁중에서 왕의 명을 받아 의학총서인 동의보감을 편찬했다. 하지만 한국 궁중전통의학은 병자수호조약으로 일본과 국교를 맺은 뒤부터 서양의학에 밀리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문화말살정책의 희생양이 되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현재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속담이 무색할 만큼, 서양의학이 전승의학의 씨를 말리고 있다. 서양의학을 정통의학으로 간주하고, 한국전통궁중의학은 비 전통의학, 제3의학으로 치부하여,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라고 못 박고 있다.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여 부작용이 크다는 비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전통황실의학은 에도(江戶)에서 메이지(明治), 다이쇼(大正), 쇼와(昭和) 등으로 계승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일본인의 건강과 생명을 이어온 전승 의술의 지혜와 치유의 힘은, 1945년 일본이 패전을 맞을 때, 미국 주도하의 점령정책에 의해서 억압을 당해, 한동안 중단되고 말았다. 일본 황실 전승의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길이 하루아침에 막혀버린 것이다. 조상대대로 이어 내려온 일본 전승의학은 갈 길을 잃어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쇼화(昭和)50년, 일본의 전승의학은 <치유의 길>을 찾기 위한 뜻들이 모여,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일본 전통황실의학에서는 수많은 치료법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 비파이다. 비파는 그 우수한 약효에 의해서 병으로부터 아픔과 고통을 없애준다. 각종 병을 고쳐온 비파 잎을 활용한 비파 잎 요법의 계몽과 보급으로, 일본황실전승의학은 지금 날개를 달고 활발하게 날아오르고 있다. 40년간에 걸친, 알차고 끈질긴 보급 활동을 전개하면서, 일본인의 건강과 생명을 지탱하는 양생의학이 일본 국민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전통궁중의학과 일본의 전통황실의학은 병을 치료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통의학은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부자연(병)을 자연(건강)으로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부자연(병)을 자연(건강)으로 되돌려주는 전통의학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일본에서는 부자연(병)을 자연(건강)으로 되돌려주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