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칼럼] 성자의 길을 가다

오양심 2018-11-14 (수) 17:24 5년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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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주간>

 

 

성자(聖者) 또는 성인(聖人)은 한 방면에 뛰어난 성스러운 사람을 말한다.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세상을 정화할 수 있는 연꽃 같은 사람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99:1로 남과 다르게 사는 사람이다.
  
중국고대 사상가 공자는 유교를 창시했다. 그리스도교의 사랑이나 불교의 자비와는 다른 ‘인(仁)을 주장했다. 공자는 모든 사람이 인덕(仁德)을 갖추기를 원했다. 그 덕을 갖춘 사람만이 정치적으로 높은 지위에 앉아도 인애(仁愛)의 정치를 펼칠 수가 있을 것이라고, 그래야 이 세상이 보다 나은 질서 속에서 편안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치인으로 입문한 공자는 우선순위로 혼란에 빠져있는 나라를 구하기위해서 교육을 개혁했다. 그 당시의 사회정서는 위아래도 몰라보는 한마디로 싹수 결핍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천국이었다.
  
공자는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을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천지간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 다음 주장한 것이 형제끼리 우애하는 것이었다. 부모형제에 대한 골육의 애정은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으로 또한 임금에 대한 충성심으로 번질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질서가 확립되고 바른 정치를 해야 국민이 편안해진다는 인간의 기본 도리를 전파한 공자는, 인간중심의 효제 실천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깨닫게 해준 공자는 성인성자(聖人聖者)임에 틀림이 없다.
  
석가모니는 지혜와 자비를 대표하는 불교의 창시자요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의 설법은 간단명료하다. 지혜와 자비를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이면 누구나 부처라는 것이다. 부처를 그리고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이 있다. 종자의 수명이 길어서 2천 년을 묵어도 발아가 되며, 정화능력이 뛰어난 꽃이다. 진흙 속이나 시궁창 같은 더러운 물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인체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구멍이 있어 잎과 꽃을 피우는 필터역할을 한다.
  
연꽃은 비록 더러운 물에서 피어나지만 아름답기 짝이 없다.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썩고 냄새나는 물을 잎에 묻히지 않는 특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백색 또는 홍색, 자색으로 피어난 연꽃은 청결하다 못해 고귀하다. 그래서 뭇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마치 세속에 처해 있는 불자가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에 합장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과 흡사하다. 그에 힘입어 세상을 정화시키고 연꽃 같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성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우리는 성자를 엿볼 수 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99:1의 의미를 말해주는, 미국 작가 켄키지의 장편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주인공 맥머피는 범죄자이다. 교도소에서 정신병원으로 후송이 된다. 그는 인디언 추장과 하딩, 빌리 등 갖가지 유형의 정신병자들과 함께 생활한다. 정신병동에서 병원 내부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의해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대표자가 수간호사 미스 래취드임을 알고 권위와 폭정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맥머피의 활약으로 정신병동은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된다.
  
맥머피는 정신병동에 갇혀있는 그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일과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말을 잃었던 추장은 입을 열게 되고, 상태가 심각했던 환자들도 사회성과 자주성을 되찾는다. 단 한사람이 정신병동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것이다. 그러나 결국 맥머피는 수간호사 래취드에 의해 전기치료실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로보토미(전두엽백질절제술)수술을 받고 식물인간이 된다. 이 영화에서는 진정으로 병든 사람은 누구인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두운 사회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말해준다. 비록 영화지만 성자는 단 한 사람이라는 것과, 남과 다르게 사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해준다.
  
성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는 사람이다. 성자의 역할은 결코 큰 것이 아니다. 작고 사소한 부모형제를 섬기는 일이고, 남을 배려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남과 비교하거나 대조하지 않고 공자나 석가처럼 평생 한길을 향하여 걸어간 사람이다. 정신병동에 갇힌 채 자신을 내동댕이친 99명의 숫자가 아니라, 맥머피 같이 자신을 행동으로 표현할 줄 아는, 단 한사람의 용기 있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는 성자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밤이나 낮이나 절치부심(切齒腐心) 행복이 무엇인지 연구하며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꽃피우기 위해서는, 남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