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칼럼] 21세기 교육, 5,000만 명의 교육평론가 사회

오양심 2018-11-14 (수) 14:43 5년전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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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오코리아뉴스, 논설위원>


국민 모두가 교육평론가라고 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교육에 관한 논는 늘 뜨겁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개인이나 그룹이 전문적 견지에서 교육을 언급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든 필요한 일이다. 그들의 논의와 쟁점은 교육정책의 결정에 영향력을 가진 정치계나 이익단체가 취사선택할 수 있는 정보원이 되므로 풍부하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환경이야말로 교육제도, 교육내용, 교육방법 등을 시대에 맞게 기름지게 하는 토대가 된다. 

 

자녀를 가진 국민에게 있어 교육은 생활 그 자체나 마찬가지이므로 큰 관심과 함께 생활수준에서 활발한 교육담론이 이뤄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육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민들은 객관적이고 몰인격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며 ‘생존권’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육 등 사회제도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들은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사교육을 줄이는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가 자기 자녀는 일류의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나 저출산 대책을 입안하는 담당 공무원이 자기는 결혼도 하지 않고 결혼할 의사도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논의가 활발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두 가지만 지적하면 하나는 국민 스스로가 보통교육을 이수한 피교육자로서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문제를 직접 경험했으므로 교육을 대체적으로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즉 국민 누구나 교육평론가가 될 기초적인 자격을 갖춘 셈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민 대부분이 자녀 또는 주변에 학교교육을 받고 있는 피교육자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교육이 피교육자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므로 개인이나 가정생활에서 교육은 중요한 부분이 돼 있다는 점이다. 

 

사회에서의 논의가 교육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거나 교육에 관한 엄밀한 사고에 근거한 체계적 논리가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또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하는 것을 절실하게 바라는 국민의 생생한 의견으로부터 유리돼 있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조차도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면 바르게 정의할 수 없거나 수십년 전 대학에서 배운 교육의 정의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 객관적 사실보다는 자기의 주관과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토대로 교육의 성격이나 가치를 정의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시중에 교육과 관련된 서적은 양적으로 풍부한데도 내용을 보면 교육의 본질 및 가치를 찾으려는 흔적과 노력을 잘 찾기 어려운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연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