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문화도시로 가는 순천

관리자 2020-04-30 (목) 07:55 3년전 797  

8e17fa801e47c35635a27336c0745a30_1588200938_5998.png 

▲시인,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순천본부장

 

날마다 새로운 순천이다. 아침 해가 뜰 때면 심호흡을 하면서 산자수려한 순천을 바라본다.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도시공간은 날마다 새롭다. 동천을 끼고 흐르는 맑은 물을 비롯해 시민들의 맑은 정신까지도 문화도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12월이었다. 순천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따라서 시는 금년 말로 예정된 2차 문화도시지정을 위해 순천 도큐멘타 생태아카이빙등 예비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예비사업으로 문화귀촌 지원프로그램과 도시재생 연계사업, 시민이야기 플랫폼 조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도시 예비사업은 문화도시지정 후 추진할 본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로 지금까지는 향동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문화 특화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순천시가 제2차 문화도시지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문화도시 예비사업은 순천전역을 사업범위로 하게 된다.

 

순천을 기록하는 아카이브(기록보관) 사업은 문화의 거리 10년사 전시회를 추진했다. 올해는 생태문화로 확장하는 의미에서 동천 생태문화 도큐멘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동천의 인문지리, 소리, 식물 등 다양한 자원을 수집해 데이터로 관리하고 온라인으로 전시하는 디지털 자료보관소로 운영된다. 아마도 이런 사업은 순천만의 원류인 동천의 생태적이고 인문학적인 특성을 잘 담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문화귀촌 지원프로그램으로 기획되고 있는 순천 갈 때는 대표 예비사업으로 손꼽힌다. 이 사업은 원도심, 순천만, 조계산 등에 예술인들의 체류 거점을 마련하고, 문화예술 활동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문화적 아이디어를 제안 받고 결과를 기대하는 사업이다.

 

또 도시재생 연계사업으로 순천시민이야기 플랫폼 조성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도시재생을 통해 개관한 창작스튜디오 1호를 순천시민이야기 플랫폼으로 리모델링해 콘텐츠를 보강하고 순천이야기를 담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 연말 문화도시지정을 목표로 예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생태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 시는 예비사업 추진을 위해 시민참여와 시민이야기를 적극 끌어내야 한다. 그 이유는 시민 없는 도시는 형성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야기가 질펀하게 깔려 있어야 문화도시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실지로 순천은 조계산을 중심으로 삼보사찰 송광사와 천년고찰 선암사 그리고 민속마을인 낙안읍성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존재하고 있다. 역사성을 지닌 문화재를 비롯해 시민정신까지 합세한다면 이미 순천은 문화도시로 성장한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세심한 관찰과 심오한 정신력으로 지구촌의 문화도시로 우뚝 서야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필자는 낙안읍성 내에서 10여년을 살아왔다. 옛 선인들의 얼과 혼이 서려있는 그곳에는 지금도 선인들의 숨결이 들려오고 있다. 초가와 돌담은 옛 풍광 그대로다. 게다가 조선시대의 산물인 개혁도시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세계문화유산에도 손색이 없다.

 

이뿐 아니다. 순천은 산세의 아름다움과 갯벌바다는 풍광중의 으뜸이다. 사계절의 풍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봄이면 동천 변 벚꽃의 화려함에서부터 도시전체가 연두 빛으로 물든다. 여름이면 조계산의 녹음에서부터 순천만의 파도소리는 온 도시를 시원하게 만든다. 가을이면 낙안, 해룡, 별량 주암 등 황금들녘에서부터 조계산장군봉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움이다. 겨울이면 낙안읍성 초가에 쌓인 새하얀 눈발에서부터 순천만 습지까지 모두가 하얗다.

 

이처럼 순천은 문화도시의 기틀이 잡혀있는 도시다. 아마도 그 기틀은 순천민심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마음씨 곱고 말씨까지 고운 순천사람들의 언행이야말로 문화도시와 문화인의 자긍심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