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고추, 상추, 가지, 오이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한동안 비가오지 않는다.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말라가는 것들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저절로 타들어 간다. 아침저녁 물을 흠뻑 주어도 물은 땅에 스며들지 않고 이랑 양옆으로 흘러가고 만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호미로 단단한 흙덩이를 잘게 깨고 부순 뒤 물을 준다. 새싹들이 새파랗게 되살아난다.   나는 가뭄에 흙덩이처럼 딴딴하다 얼마나 더 마빡이 깨지고 부서져야 마음 밭에 한글 씨를 심을 수 있을까꽃을 피우고 …
    나는 돌상에서 무엇을 쥐었을까생일 때마다 팥단자 먹으면서도돌상 얘기는 듣지 못했다아버지는 징용 끌려가기 싫어흙칼 하나 들고 안면도 불탄개 어디쯤에서 황토 흙주무르는 토수로 지냈다아버지가 발라놓은 무너진 벽땜질하는 나를 쳐다보며누가 바른지 대강 알 수 있다는말에 흙칼이 펄쩍 뛰었다나는 아버지 돌상 얘기도 들은기억이 없다아버지는 흙칼 쥐고, 나는 책 쥐고 도망쳤을 뿐이다하지만누가 썼는지 대충 알 수 있다는말투로 나는 늙지 못하고 흙벽에 황소라고 쓴 낙서에서울고 있는 성난 소리만 밤마다 듣고 있다&n…
 태초에 단군은 우리를 품에 안고 내 나라의 얼 내 나라의 말 내 나라의 글로 정치를 하고 경제를 하고 사회를 하고 문화를 하여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세상을 밝히는 물과 불과 빛과 힘이 기쁨이며 설렘이며 사랑이며 행복이 인류의 보금자리 내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세상을 향한 가치 있는 삶도 가르쳐 주셨다.   눈과 비 뿌린 흔적 하나 없이 홀로 우뚝 솟아 빛을 모은 백두산아 산하를 갈고 닦은 소용돌이로 동·서·남·북 줄기차게 뻗어 내린 한라산아 만년동안 빚어온 금빛문화의 대…
    반짝반짝 빛나는 기쁨을 양손에 들고 한아름 선물도 가슴에 가득 안고 해마다 찾아와주신 우리아기 예수님   올해는 코로나 19로 못 오신 줄 알았더니 마음이 가난한 사람 영혼이 아픈 사람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김없이 경배하신다.      ▲이광희 작품(한세연 전속사진작가)​​▲이광희 작품(한세연 전속사진작가)​​ ▲이광희 작품(한세연 전속사진작가)​​▲이광희 작품(한세연 전속사진작가)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에간수 부어 엉겨들게 하는 솜씨그의 전모가 보인다풀밭이 보이고 새들 날아 앉는나리꽃 만발한 들판에애들이 달려들어 안기고고깃배 기다리며 몽글게 삭정이 불 피워놓는그게 나의 신이다가난한 눈물 아낌없이건네주는 나의 신무릎 꿇고 다짐하며 빌어주는나의 신그 누구에게라도애절하게 달려드는 맷돌 두부 새하얀 고요 같은그게 나의 신이다     ▲이광희 사진 ​​▲이광희 사진  
​하늘나라 언덕바지 하이얀 배꽃밭​가지에서 가지로 옮겨 앉으며 노래하던 새 한 마리가 포로로 꽃술 속으로 날아 들어가자​어느 방에선가 아주 긴 비명소리가​.....  매일 죽음을 갈망하면서도 간호사를 부르고, 호출기를 잘못 눌렀다고 변명했다.​다시 그 새가 주사액을 주렁주렁 매단 내 폴대 위를 맴돌기 시작한다.​나는 부리 끝에 ​묻은 노오란 꽃가루를 바라보며​가만히 호출기에 손을 올려놓고 변명꺼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광희 작품/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나는 남편이 다섯이었다첫째 남편은 식욕이고 두 번째 남편은 성욕이고 셋째와 넷째는 수면욕과 재물욕다섯 번째 남편은 명예욕이었다.   남편의 숫자가 늘어갈수록 나는 목이 말랐다 모래위에 세운 집이었다. 뿌리 없는 나무였다. 속빈 강정이었다.   필요한 것은 물이었다. 먹을수록 목이마른 물이 아니라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물이었다. 내 밖에서 찾아다닌 우물이 아니라 내 안에서 펑펑 솟아나는 샘물이었다.   그때 누가 한국어로 말해 주었다. 네가 마신 물은 마셔도 다시 목이 …
 하늘과 땅 사이에자연의 순리가 가득하다. 동서남북과 춘하추동이 인생무상을 말하고 있다.   밤낮의 일교차가 심할수록 가을 향연은 찬란한데 메마른 현실 앞에서 나의 존재가 초라하다.   천하를 한주먹에 쥐고 흔들 것 같았던 청춘도천하를 천천 만년 호령호령 할 것 같았던 기백도   오늘은 꽃단풍 되어 한잎 두잎 떨어지고 있다. 붉게 물든 노을이 되어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노랗게 익은 배꼽참외 슬쩍 밀어주면 애기 똥도 떠서덩실거리는 논머리바가지에 고인 단내가 달디 달던샘이 있었지요복숭아 뽀득뽀득 씻어물풀 헤치고 물 한 바가지 떠내면송사리 떼 손가락, 발가락간질이던샘이 있었지요애기 하나 빠쳐먹고한 달도 더 지나 방망이가 뛰어 오르고환하게 낮달이 피어나면서미나리 꽃에 잠자리 들떠 놀던애기 샘 그런 샘이 있었지요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n…
  천지지천에 가을이 깔려있다.   곱게 물든 단풍 하나 눈 안에 넣는다. ​ 성큼 성큼 가는 세월은 아깝지 않으나 두고 온 꽃단풍을 두 번 세 번 돌아본다.   - 여운일 시집 <한글 아리랑>중에서 ‘늦가을에’​​▲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이광희 作/…
 너를 보내놓고 이렇게도 그리워 할 줄을 나는 몰랐다.   곁에 있어달라고 말을 했다면 너는 가지 않았을 것을 무시로 사무치는 정을 밤하늘에서 찾는다.  ▲이광희 작(作)             ▲이광희 작(作)​​     ▲이광희 작(作)​​     ▲이광희 작(作)​​     ▲이광희 작(作)​…
 꽃 한 송이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허공을 날아올랐던가 멀리 보면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것처럼 그 틈에서 바람과 구름이 노니는 것처럼그 틈새의 틈새 속에 산과 바다가 정다운 것처럼 나비 한 마리 꽃잎에 눕자마자 금세 한 몸이 된다   궁•상•각•치•우 노래가 된다      ▲이광희 작(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작(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작(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n…
 어머니가 매던 김밭의 어머니가 흘린 땀이 자라서 꽃이 된 것아 너는 사상을 모른다 어머니가 사상가의 아내가 되어서 잠 못 드는 평생인 것을 모른다 초가집이 섰던 자리에는 내 유년에 날아오던 돌멩이만 남고 황막하구나 울음으로도 다 채우지 못하는 내가 자란 마을에 피어난 너 여리운 풀은. ​   냉이꽃은 초봄에 밭에서 자라나는 풀이다. 5월에 흰색 꽃이 피는데 나생이 ·나숭게라고도 한다. 어린잎은 뿌리와 함께 나물로 국으로, 죽으로도 먹는다.   이근배 시인은 봄이면 지천으로 …
네 안에는 우주가 들어 있다 온갖 들꽃들이 지천에 피어 있다. ​이 세상에 너보다 더 예쁜 꽃은 없다.  향기를 맡고 벌이 날아오고 나비도 날아오고 ​꽃    예쁜 꽃모두 예쁜 꽃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이광희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 사진작가 ​ ​▲…
   눈과 귀가 열려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석 삼 년을 아프게 달려왔다고요?   손을 내밀어 보세요. 서로 맞잡으면 금세 마음이 따뜻해질 거예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몸도 마음도 티끌하나도 없어지고 눈길 닿는 곳마다 행복하다고요?     ▲장서호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서울본부장   ​   ▲장서호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서울본부장​​ ▲장서호 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