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경에 빠지다/ 오양심 시

오양심 2023-03-07 (화) 08:12 1년전 1280  

순천 아랫장에 갔습니다 

생선 몇 마리 사서

회를 치든지 석쇠에 굽든지 하려고요

장터에 막 들어섰는데 트럭을 둘러싼 아낙네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었어요

그 틈새를 헤집고 들어갔더니

오메, 뭔 놈의 잡것들이 벌건 대낮부터

짭짜래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을까요?

숭악한 아지매들은 애리애리한 것들을

만지작거리며 흥정을 했고요

운전수 아저씨는

물 좋은 머시매들로만 잡아왔기 때문에

손을 대기만 해도 까진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근데요 은빛 비늘의 눈부심을

눈요기 했을 뿐인데요

내 안에 거시기가 탱탱해지더니

젖꼭지가 빳빳하게 서더라니까요

뼈 속까지 투명해서 뼈라고 할 수 없는

꽃잎보다 연해서 살이라고도 할 수 없는

멸치와 고노리 그놈들을 본 순간이요

 

차마 내지르지 못한

이 격정을 어떡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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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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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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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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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