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아랫장에 갔습니다
생선 몇 마리 사서
회를 치든지 석쇠에 굽든지 하려고요
장터에 막 들어섰는데 트럭을 둘러싼 아낙네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었어요
그 틈새를 헤집고 들어갔더니
오메, 뭔 놈의 잡것들이 벌건 대낮부터
짭짜래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을까요?
숭악한 아지매들은 애리애리한 것들을
만지작거리며 흥정을 했고요
운전수 아저씨는
물 좋은 머시매들로만 잡아왔기 때문에
손을 대기만 해도 까진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근데요 은빛 비늘의 눈부심을
눈요기 했을 뿐인데요
내 안에 거시기가 탱탱해지더니
젖꼭지가 빳빳하게 서더라니까요
뼈 속까지 투명해서 뼈라고 할 수 없는
꽃잎보다 연해서 살이라고도 할 수 없는
멸치와 고노리 그놈들을 본 순간이요
차마 내지르지 못한
이 격정을 어떡헌데요?
▲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순천 아랫장 풍경이다.
▲순천 아랫장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