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나의 스승님이다/ 오양심 시. 이광희 사진

오양심 2022-01-05 (수) 06:54 2년전 2120  

 

 

길가다가

도둑놈가시를 만났다

 

막무가내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진다

육두문자를 섞어서 냅다 걷어찬다.

마빡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나가떨어지면서

매몰차게 살지 마! 한다.

 

그 옆에서 두상

밑쪽에만 둥글게 털이 남은

어느 도인처럼 생긴 민들레가

시간은 가고 몰골도 바뀌더라고

성내지마라고 한다.

 

흘러가는 강물도

넘실넘실 흐르면서 한마디 거든다.

슬픔이 순간을 힘들게 해도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더라고

현재의 질곡을 즐기라고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괴테오빠도 나의 옆구리 책갈피에서

좀 아프면 어떻고 성가시면 어떠냐고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봐주면서

한치 앞은 신에게 맡기며 살자고 한다.

 

만나는 것들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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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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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