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면서 그 흔한 눈물
그 많은 이별을 멀리하고 싶은 날
내 고향 화순으로 가리라.
그 옛날 아버지와 어머니
우리 육남매가 오순도순 살았던
초가집 터에 다시 집을 지어놓고
마당에는 고추 상추 오이를 심고
울타리에 호박덩굴도 몇 개 올려
새소리 바람소리를 벗 삼으며
등이 찹찹한 마루에서 목침을 베고 누워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신선놀음을 하리라.
제비가 날아와서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지지배배 지저귀면서 일가를 이루던 곳
그 싸가지 없는 놈들이
사돈네 팔촌까지 데불고 와서는
빨랫줄에 나란히 앉아 경연대회를 했던 곳
천만년을 비춘 햇볕이 노을 되어 사라지고
편안한 밤이 오면 호롱불도 켜리라.
천둥과 번개가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면
셋이 둘러앉아 파전에 막걸리 사발도 돌려가며
한 잔 더 할랑가 하면서 권커니 잣거니 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