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맷돌 두부/ 정홍순 시. 이광희 사진

관리자 2020-12-02 (수) 07:57 3년전 1372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에

간수 부어 엉겨들게 하는 솜씨

그의 전모가 보인다

풀밭이 보이고 새들 날아 앉는

나리꽃 만발한 들판에

애들이 달려들어 안기고

고깃배 기다리며

몽글게 삭정이 불 피워놓는

그게 나의 신이다

가난한 눈물 아낌없이

건네주는 나의 신

무릎 꿇고 다짐하며 빌어주는

나의 신

그 누구에게라도

애절하게 달려드는

맷돌 두부 새하얀 고요 같은

그게 나의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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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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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