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한글로 땅 끝까지 증인이 되리라/ 오양심 시. 이광희 그림

오양심 2020-11-20 (금) 15:24 3년전 1063  

 

 

나는 남편이 다섯이었다

첫째 남편은 식욕이고

두 번째 남편은 성욕이고

셋째와 넷째는 수면욕과 재물욕

다섯 번째 남편은 명예욕이었다.

 

남편의 숫자가 늘어갈수록

나는 목이 말랐다

모래위에 세운 집이었다.

뿌리 없는 나무였다.

속빈 강정이었다.

 

필요한 것은 물이었다.

먹을수록 목이마른 물이 아니라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물이었다.

내 밖에서 찾아다닌 우물이 아니라

내 안에서 펑펑 솟아나는 샘물이었다.

 

그때 누가

한국어로 말해 주었다.

네가 마신 물은

마셔도 다시 목이 마르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다고

 

그때부터

나는 생명회복의

효험을 상실한 구약은

먹지 않았다. 새 시대를

열어갈 신약을 먹고 있다.

 

사랑의 생수 구원의 생수

생명의 생수 은혜의 생수병을

양손에 가득 들고 산 넘고

물 건너 두 발로 뛰고 있다.

나는 성녀라고 성녀가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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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희/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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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희/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