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풍경이 있는 아침]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오양심 시. 허병훈 그림

오양심 2020-11-25 (수) 05:39 3년전 5724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아직도 내 곁에서

사랑하는 한 사람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기 때문입니다.

낙엽처럼 가버린 보고 싶은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주기 때문입니다.

영혼을 힘들게 하는 것들은

당장 집어치우고 가슴속에 묻어놓은

거문고 가야금 비올라 첼로 바이올린

이런 현()이라고 생긴 것들을 모두 불러내어

모국어로 절치부심(切齒腐心) 시를 쓰라고

네가 할 일은 시 쓰는 것밖에 없다고

 

귀뚜리의 선율로

곰삭은 울음을 울어야

눈물 가득 채울 수 있다고

가슴으로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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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병훈 작품(천상연주, 78x54cm Mixed media on paper,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