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우 건강교육] 야스퍼거, 감정반응⑬

이훈우 2020-08-05 (수) 09:26 3년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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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우/ 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본부장

 

앞에서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의 특징 중에 그들은 공감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다른 사람에 관하여 염려하는 능력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로 오해하면 안 된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 반응에 당황해 한다. 이는 단지 자신의 기분 표현에 곤란이 있다고 보는 쪽이 좋을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극히 정리된 얼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아이들과 놀 때는 거의 무표정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표정에는 본래 가지고 있던 좋은 점이나 폭넓은 깊이가 보여 지지 않는다. 몸짓, 신체 언어에 있어서도 같은 면이 보여 진다고 할 수 있다. 생생한 움직임을 사용하고 무엇인가를 표현하고자 할 때나 분노, 불만 등을 나타낼 때 상대의 생각이나 기분(예를 들면 곤혹스럽다, 위로받고 싶다, 자랑하고 싶다 등)에 알맞은 몸짓이나 신체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다. 그러나 계속 시도해 나가면 아이는 상대의 표정이나 신체 언어의 변화를 인식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른 아이들이 참을성의 한계에 와 있다는 사인을 보내거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자신의 어떤 특이한 목소리에 대해 칭찬하는 사인을 보내도 그 아이는 그것을 놀리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미묘한 사인을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인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들에게 화를 내고 기분이 좋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 아이는 미간에 나타난 주름을 가리키며 자 모양 같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지 안면의 새로운 모양에 흥미를 가질 뿐 어머니의 분노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그널(signal), 즉 속에서 표현되는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비난을 하면 이번에는 그 아이가 그것에 당혹하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보호자들은 아이들에게 사람의 기분을 알게 하기 위해 신체 언어나 목소리의 어조, 얼굴의 표정 등을 과장되게 나타내거나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표현되는 감정의 이해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 표현에도 역시 어색한 면이 있고 표현의 분별이나 정확성이 결여되어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입술에 키스를 하거나 상황에 비해 과대한 고통을 표현하기도 한다. 대화에서는 고도의 전문 용어를 실수 없이 사용하는가 하면 자신이 행한 것을 조리 있게 말하기도 하지만 그 때의 자신의 기분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나이 어린 아이의 진단적 평가로 내가 행하고 있는 방법 중의 하나에 아이에게 여러 가지 표정이 나타난 사진을 보이고 어떤 감정인지를 묻거나 스스로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공포스럽고, 놀라운 등의 기본적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을 하게 해 보는 것이 있다.

 

그 중에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웃고 있는 모양으로 조작하는 아이도 있고 기대한 표정과 동떨어진 이상하게 왜곡된 표정을 만들어 보이는 아이도 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이 활동이 매우 쉽겠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에게는 상당히 곤란한 면이 있고 그것을 이지적(理智的)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아이는 즐거운 상황에서 슬픈 얼굴을 어떻게 만들어요?’라고 묻는다. 보다 나이 많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는 간단한 기분의 표현은 할 수 있지만 곤혹스럽다든지 자랑스러운 등의 복합적인 감정의 설명이나 표현에는 극히 어려움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