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 어느 병원에 걸린 한진호 시인의 시, 한 편이 환자 치유역할

김우영 2021-11-26 (금) 20:04 2년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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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 송촌동 병원에 걸려있는 장편소설 '유턴'의 저자 '한진호 시인의 켈라그라피 시가 걸려 환자의 감성치유를 하고 있었다)

  쓸쓸한 늦가을 찬바람이 집 뜨락 몇 개 남지 않은 감나무 잎새를 떨어트리며 초겨을 찬 바람이 부는 어제 오후.

  저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져 회복중인 아내와 함께 제2차 코로나백신(SARS-Cov-2 Vaccine)접종을 위하여 병원에 갔다. 아내는 평소 겁이 많고 유약하여 백신을 안맞는다고 했었다. 접종 후 부작용으로 사고가 나는 것을 접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아니어요? 백신접종 안맞고 조심할래요?”

  “아니야? 이 엄중한 코로나시대에 그래도 믿을 것은 백신이야. 원장님이 잘 해준다고 했으니 갑시다.”

  뇌출혈로 고생하는 아내는 아예 백신접종을 거부했다. 그러나 자녀들과 가족의 차분한 설득에 마지못해 따라왔다.

  그간 가뜩이나 다행히 잘 아는병원 원장이 있어 4주 전 1차 모더나(Moderna)백신을 접종했다. 그런 후 어제 4주 간격의 시차에 따라 2차 코로나 백신접종을 마쳤다.

  그런데 어제 방문한 병원 벽면에 걸린 시를 발견하고 눈이 크게 떠졌다.  그 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대전중구문인협회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한진호 시인의 시 였다.

  “어? 여기 한진호 선생님 시가 있네요?”

  원장은 흰까운에 밝은 모습으로 대답한다.

  “이 시 작품을 아는 사람이 텔라그라피 서체로 제작하여 걸어놨더니 환자들이 좋아하네요!”

  수필집을 출간한 바 있는 한국문인협회 소속의 아내도 반갑게 시를 손으로 짚으며 읽어본다.

  “어머나? 시가 참 좋으네요. 천천히 읽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그러자 옆에 있던 환자들도 천천히 시를 읽으며 감상한다.

  “시를 읽어보니 아픈 환자의 맘에 평정심이 생기네요.”

  “이래서 주변에서 시를 읽으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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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사랑하는 병원 원장의 따스한 모습을 보며 문득, 독일의 위대한 음악가 루르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말이 생각난다. 

  “위대한 시는 가장 귀중한 사람을 살리는 국가의 보석이다.”

  또한 영국의 낭만파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서정민요집에서 시를 이렇게 표현했다.

  “시란 힘찬 감정의 발로이며, 고요로움 속에서 회상되는 정서에 그 기원을 둔다.”

  한 편의 시가 사람을 살리고 지역주민을 삶을 윤택하게 하며 문화국가로를 중흥시킨다고 한다. 오죽해야 대영제국에서는 식민지 인도를 내놓아도 시인 세익스피어는 못내논다고 했을까?

  문학의 장르는 시(시조), 수필, 소설, 평론, 희곡 등 여러 갈래가 있다. 수필가, 소설가, 평론가, 희곡작가에는 장르 명사 뒤에 집가(家)를 붙인다. 그런데 이 가운데 유독히 시인이란 호칭에 시인(詩人)으로 불리어 사람앞에 세운다. 시라는 장르가 사람보다 한 수 위하는 뜻이다.

  또한 문학계에서 장르를 구분 분류할 때 시, 수필, 소설, 평론, 희곡으로 순서로 구분한다. 이처럼 시는 모든 분야에 앞 세운다. 그만큼 시의 진정성과 위대함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 편의 시는 어려운 우리를 인도하고 밝은 세계로 별빛같은 나침판 역할을 보면서 현대 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리스의 세계적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시학론’이 떠오른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환히 비추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 쉬어가는 한국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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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간과 몇일간 중에 무엇이 맞을까요? ‘며칠전’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몇일이 맞을것 같지만 몇일'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며칠'이 맞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한글 맞춤법 4장 4절 27항)

 며칠 발음 [며칠]「명사」

「1」그 달의 몇째 되는 날.

  “오늘이 며칠이지?”「본말」며칟날.

「2」몇 날. ≒기일.
 
  “그는 며칠 동안 도대체 아무 말이 없었다. 이 일은 며칠이나 걸리겠니? 지난 며칠 동안 계속 내리는 장맛비로 개천물이 한층 불어 있었다.”

  즉, 정리하자면 몇+일에서의 몇 뒤의 일은 서로가 연결된 형태가 아니어서  발음대로 적습니다. 한글 맞춤법 4장 4절 27항 붙임 2에 따르면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라고 규정합니다.

  그렇다면 몇월 몇일 몇시는 올바르게 쓴 걸까요?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몇월 며칠 몇시 이렇게 쓰는 것이 맞습니다. 며칠전 몇일전 헷갈리면 며칠이 맞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헷갈리는 이유는 예전에 몇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기 때문이지요? 며칠과 몇일 둘 다 사용되었어요. 그러나 1988년에 표준 발음법이 개정되면서 몇일은 쓰지 않고 며칠만 인정되어 '며칠'로 씁니다.

□ 글쓴이/ 문학평론가 김우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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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 대전중구문인협회 회장
 · 중부대학교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와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 졸업
 · 대한민국 외무부 한국해외봉사단 코이카 파견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립 외교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