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 대전 강신용 시인 제7시집 『바닥의 힘』출간, 가을 서점가 눈길

김우영 2021-10-20 (수) 23:18 2년전 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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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강신용 시인 제7시집 『바닥의 힘』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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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序詩

  이젠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한다

  찾아오면 애 써 무시해버리고
  이젠 더 이상 물들지 않기로 한다
  시란, 마음 안에서 슬슬 웅얼거릴 때
  그 진수를 알 수 있나니
  시란, 어둠 속에서 홀로 서설일 때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나니

  이젠 더 이상 아파하지 않기로 하자
   - 강신용 시인의 시 ‘시를 위하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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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의 가로수 고운 단풍이 낙엽되어 한 잎 두 잎 떨어지며 익어가는 시월애(詩月愛) 끄트머리. 대전시인협회 강신용 회장의 제7시집 『바닥의 힘』이 도서출판 시와 에세이(103P, 값 12,000원, 구입문의 044- 863-7652)에서 출간되어 가을 서점가에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집 말미에서 충남 공주의 나태주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찍이 미나리 빛 여린 시심으로 발을 옮겨 여기까지 온 강신용 시인, 시인의 시에는 한국시의 한 줄기 강물이 살아 있다.”

  이어 중앙대학교 이승하 시인은 강신용 시인의 시를 이렇게 평가했다.

  “강신용 시인의 시에서는 시에 대한 염결성이라고 할까? 순수성이라고 할까? 그 것이 훼손되면 어쩌나? 하는 스스로 경계하고 있는 자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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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용 시인은 더 이상 외롭지 않기 위하여 시를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직한 목소리로 서정시의 본령을 지키고 있으며, 순수 전통시의 맥을 잇고 있다.

  한국문단 등단 40여 년을 넘기며 출간한 제7시집『바닥의 힘』은 순수서정 메타포(Metaphor)로서 결곡하게 표현한 시문장이다. 이로서 중견시인의 준족으로서 명불허전(名不虛傳)에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다음의 시는 강신용 시인의 특징적인 시적(詩的) 에스프리(Esprit)를 리얼하게 드러낸 중견시인의 견고한 시성(詩城)이다. ‘가을’이란 시 문장을 함께 보자.

  가을에는 무작정 떠나자
  끝 간디 없이 마구 쏘다니며
  수척한 바람에 얼굴을 묻고
  허름한 생각에 빠져보자

  가을에는 편지를 쓰자
  주소도 이름도 모르는
  어느 누군가에게
  구름 같은 사연이 되자
   - 강신용 시인의 시 ‘가을’ 전문

  지난 2012년 평자(評者)주선으로 강신용 시인의 ‘서대전역’이란 시가 대전광역시 중구 오류로 23번지에 소재한 대전 서남부권의 대표적인 관문 서대전역 2층 표 사는 곳 벽에 게시되어 있다.

  그 당시 평자는 역장님과 가깝게 지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역 2층에 시화(詩畫)를 한 점 게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평자의 시작품을 게시하라고 했다.

  그러나 평자는 겸손하게 양보하였다. 지역의 훌륭한 강신용 시인의 시를 게시하자고 추천하였다. 그리하여 시작품 게시는 강신용 시인으로 결정되고 서예가의 손을 거쳐 지금의 서대전역 2층 표 사는 곳에 게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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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달리 서울과 호남을 자주 출입하는 평자는 표를 구입하며 강신용 시인의 시 ‘서대전역’을 자주 본다. 예전에 서울대학교 구인환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사람은 시류(時流)와 이권(利權)에 따라 수시로 변하지만 문학작품은 변하지 않아요!”

□ 닫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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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이 그리운 날은
  서대전역으로 가자

  먼 기적이 가슴에 와 닿듯
  휘파람 불며 휘파람 불며

  빈터에 붐비는 눈발처럼
  잊었던 얼굴 떠올려 보자

  기다리는 사람 없어도 좋다
  찾아오는 사람 없어도 좋다

  간고했던 세월의 불빛
  그윽한 사투리로 서성이며

  누군가 그리운 날은
  서대전역으로 가자
   - 강신용 시인의 시 ‘서대전역’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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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문학평론가 김우영 작가
한글세계화운동본부 대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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