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이형석 시인의 자연환경 서정적 메타포 교향악의 파노라마에 울림

김우영 2021-06-23 (수) 14:23 2년전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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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교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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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런 주단이 깔린 듯 찬란한 신록의 6월 21일 오후 나절. 비영리국가봉사자립형문화나눔민간단체 해외문학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문학박사 오세영 심사위원님이 연락이 왔다.

  “경기도 오산시 ‘세마중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이형석 교감 선생님의 시를 우연히 봤어요. 그런데 시편에 전편에 흐르는 울림의 미학이 매끄럽고 너무 좋아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워 소개합니다. 문학박사 김우영 대표님이 살펴보시어 햇빛을 주시면 고맙겠어요. 부탁드립니다.”

  보내준 시편 10편을 배독했다. 일독한 결론은 이렇다.

  “아, 이런 뛰어난 시인의 왜 지금껏 땅에 묻혀있었을까? 물과 거름 햇빛을 조금 뿌려준다면 훌륭한 시인의 동량(棟樑)이 될 분 입니다. 손 잡고 함께 가겠습니다.”

   이 시대 이형석 시인의 시편 레토릭(Rhetoric)의 결고운 자연환경과 서정적 메타포(Metaphorm)교향악으로 울려퍼지는 울림의 미학(美學)은 파노라마 그 자체의 절정이었다.
 
   시편마다 새파랗게 싱그러운 내음으로 묻어나는 이형석 시인의 달팽이처럼 물방울 같은 정서를 함께 살펴보자.

 달팽이처럼

      詩 이형석

힘센 다리도
날카로운 이빨도
무서운 독침 하나 없이
단단한 껍질 속에
온몸 숨기고
느릿느릿
쉼 없이 가는
그대!

아찔한 속도의 경쟁 속에
잃어버린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리고
향기로운 바람을
온 몸으로
나누는
그대!

어떠한 강함도
결코
그대의 유연함을
이기지 못하리.


  대나무


세월을 품으며
땅 속
깊은 곳에서
오롯이 기다리다
마침내
일제히 함성을 지르듯 솟구쳐
세월의 깊이를
마디마디에 새깁니다

속이
텅 비어 있다고
웃음거리가 되어도
오늘도
무소유의 자유를 전합니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댓잎 서걱이는 소리가
마음 티끌까지
쓸어내립니다

  당신과 같은 색을 닮고 싶다

아직도
네 마음 한켠에
내 빈자리가 있다면
가냘픈 어깨 위에 머리 기대고 앉아
항상 그리움 속에
자리 잡던
그 마음
살포시 내려놓겠다.
 
그토록 뜨거웠던
여름 지나
초록에 지쳐
고운 단풍으로 온 당신처럼
내 인생
서서히
그렇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

나이 듦을 서러워 않고
받아들이는 것과
황혼의 추억 책
한 장씩 넘겨 가며
당신 색을 닮아가는
내 마음인데
아름답게 할 일을 마친
단풍잎을
바라다보고
또 바라본다

세우(細雨)의 빗줄기에
팽그르르 떨어진
빠알간 색동저고리
오늘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너를 쳐다보다
살며시
고양이 발로 지나왔다.

  선인장

작렬한 태양 아래
잎 대신 가시로
내 상처 감추려
가시를 둘렀습니다.

때때로 그 가시가
나를 찌르며 눈물나게 하고
사랑하는 당신을
아프게도 합니다.

당신을 보고
나를 보며
서로의 상처 쓰다듬으며
이젠
더 이상
아파하지 말라고
가시 위에 꽃 왕관을
씌웠습니다.

화려한 공간
내어주지 않아도
자신은 온 열정으로
대답하며
마음을 엽니다.

커다란 바위틈과
작은 화분 속
길모퉁이
딱딱한 보도블록에서도
메마른 마음 위로하듯
환한 웃음 선사합니다.

자세히 보면
예쁘지 않은 꽃 없고
사유하고
천천히 음미해보면
의미 없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싹을 틔워야
꽃을 피울 수 있고
꽃이 져야
열매를 맺는
자연의 순리 안에
당신은
꽃입니다.

  봄맞이

시린 겨우내
촉 눈으로 버티고 서있다
힘차게 세상 구경 나온 너

연두빛 세상이 이만큼 다가와
꼭꼭 닫았던 문을 열게 합니다.

화사한 새색시 꿈처럼
겨울이 아직 알지 못했던
봄은
품속으로 기어드는
따스한 바람
포근한 햇살로
마음 무너지게 합니다.

내 안에
닫힌 문을 여니
이렇게 화사한 것을 -
봄기운에 취해
내내
문 열어두면
누군가
활짝 웃고
찾아올 듯합니다.

  풍경소리
 
종에 매달린 채
숨죽이며
살았는데...

한 번도
너를
떠난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여기서 태어났으니
여기서 숨쉬며
살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바람이 나를 깨웠다.

고즈녁한 밤
땡그렁 땡그렁
바람이
나를 친다.
나를 깨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스치는 바람의 노래로
처마 끝에 매달려
춤추게 한다.

허공을 헤치며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며
땡그랑 땡그랑
세상을 향해
그렇게
춤을 추며 노래하게 한다

.

  담쟁이

손 끝 닳아 벗겨져도
내 앞에 펼쳐진 캄캄한
한계 일지라도
벽을 타고 넘어갑니다.

꿈을 향한 열망이
아직
내 안에
살아 있기에
황소걸음 일지라도
한걸음 한걸음
힘들고 넘어지면
어깨동무하고 갑니다

비록 지치고 힘들더라도
다시
당신을 향해
고개를 듭니다.

  내가 아직도 청춘인 것을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항상 청춘인 것을
젊은이들은 모른다
 
얼마나 보고 싶고
어떻게 지내나
걱정 품은 사랑의 마음을
자식들은 모른다

한때 나도 젊은 청춘이었고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고
지금도
그 아름다운 청춘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내 아내는 잘 모른다
 
어느 땐
노인으로 치부되지만
나조차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 있지만  
그러나 
나에겐 꿈이 있고
열정이 있음을
나 자신만큼은 알고 있다.

아직도
아직도 난
청춘인 것을
내가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른다.

  사랑 끈

어머니!
태중에 저를 안고 다닐 때부터
탯줄 놓지 않고 키우시더니

세상 구경나온 첫날
끈 떨어진 나를
새로운 끈으로 엮어주셨습니다.

사춘기
나 잘났다고 설칠 때와
어머니를 뒤로하고
분주하게
자식 먹여 살리느라 정신없었을 때도
어머니는 나를 보고 계셨음을 알았습니다.

뒤돌아보니
어머니 사랑끈은
나를 향해 항상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당신이 나에게 준
사랑은
무조건 이였습니다

어머니!
아주 머언
하늘나라에서도
아직
사랑끈 붙들고 계시지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그리운 어머니  -----

  (이형석 시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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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사진작가. 
  1989년 교직 시작∼현재 경기 오산 세마중학교 교감 선생님/ 전북대 사범대학 경유 경기 수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사진작가 협회 정회원/ 경기 교육청 월간지 ‘희망경기교육소식지’ 4년 편집위원/ 사진이야기 꼭지 담당 집필 2005년∼2010년/ 경기 교직원 사진공모전과 학생사진 공모전 심사위원장(2014년∼ 2121년 현재)/ 화성교육청 50년사 편찬위원 역임/ 경기도 교직원 직무연수 10년간 사진강의/ 경기 교사사진동호회 지도위원/ 경기도 화성시 동탄순환대로 21길 15로 동탄역 신안인스빌리베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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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문학평론가 김우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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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 대전중구문인협회 회장 

· 중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 졸업

·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를 경유 외무부 한국해외봉사단 코아카 파견-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렘 국립 외교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역임

· 편 지 통

· 누리그믈 https://blog.naver.com/siin7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