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부시고 녹음은 살찌는데
거센 바람이 사나운 물결과 함께
울둘목 조수간만을 소용돌이 쳐댄다.
조선을 삼키려는 133척의 왜적선
사납고 악착스럽게 달려온 왜놈들
깨지고 부서지는 울음소리 질펀하다.
명량에서 이순신이 12척 거북선으로
천지개벽 같은 승전보를 울린 날은
일천오백구십칠년 구월 일십육일이었다.
죽기로 싸워서 적들을 물리쳤고
살려고 비겁하지 않아서 적을 전멸시킨
이순신 리더십이 역사 속에서 빛나고 있다.
▲울둘목
이 시는 햇살은 눈부시고, 녹음이 살찐 여름날 울둘목에서 적은 명량대첩의 감회이다.
이순신은 1597년 9월 16일, 명량에서 12척의 배로 130척의 왜적선을 대파했다고 적고 있다.
시에서는 난중일기에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면서 이르되, 병법에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라는,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를 풀어써서, 이순신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오양심, 전 건국대학교 통합논술 주임교수>